동해선에 읽은 책 91
“그의 양심에 대해 그는 자신이 명령받은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거라는 점을 완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일이란 수백만 명의 남녀와 아이들을 상당한 열정과 가장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죽음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여섯 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그를 ‘정상’으로 판정했다. (그들 가운데 한 명은 “적어도 그를 진찰한 후의 내 상태보다도 더 정상이라고 탄식했다고 전해지고...)..... 그를 정기적으로 방문한 성직자는 아이히만이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발표....”P79
“아르헨티나나 예루살렘에서 회고록을 쓸 때나 검찰에게 또는 법정에서 말할 때 그의 말은 언제나 동일했고, 똑같은 단어로 표현되었다. 그의 말을 오랫동안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말하는 데 무능력함(inability to speak)은 그의 생각하는데 무능력함(inability to think), 즉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데 무능력함과 매우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점점 더 분명해진다. 그와는 어떠한 소통도 가능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말(the words)과 다른 사람들의 현존(the presence of others)을 막는, 따라서 현실 자체(reality as such)를 막는 튼튼한 벽으로 에워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 P-106
"덴마크 유대인의 이야기는 아주 특별하며..... 사람들은 비폭력적 행위 가운데, 그리고 엄청나게 압도적인 폭력 수단을 가진 적에게 저항하는 가운데 내재된 엄청난 잠재력에 대해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정치학 필독서로 이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어 한다.”, P.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