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하나 이상 심사를 하지 않고 그것도 보통 2,3달에 하나정도 하는데, 이번에는 어쩌다가 이틀 다른 심사가 붙어버렸다. 첫 번째 것은 39개, 두 번째 것은 69개. 이틀 연장 그것도 다른 심사를 했더니 뻗어버렸다.
보통 심사요청이 올 때 한 4개월 전이고, 그 당시는 날짜는 결정되지 않는다. 월정도만 알려온다. 나는 심사 요청하시는 주체, 어떤 프로그램의 심사인지에 따라 심사를 하겠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처음으로 심사날짜가 붙어버렸다.
최근 심사위원에 따라 작품제출작 수가 몰린다고 한다. 6월에 한 심사도 63개였다. 이건은 이틀에 걸쳐 1차 2차 심사를 했다. 그때는 1차에서 63개를 하나하나 심사위원 전원이 함께 보고 논의를 했었다. 이토론을 통해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각 심사위원이 발견한 강점을 주로 이야기했다. 서로 보지 못한 것을 교환하는 장이다.
건축공모전에서 학생공모전도 아닌 프로페셔널 건축가들 공모전에 60개 100개 이것이 일상적인 제출작 수가 절대 아니다. 경기가 안 좋은 시절의 반영이기도 하고, 공표된 심사위원이 공정하게 좋은 작품을 뽑으려 한다는 심사위원들이 배정되어 있다고 여겨지면 더 제출작이 모이곤 한다. 쏠림현상이 있다는 거다.
60개가 넘는 작품을 보는 일은 힘든 일이다. 제출작들이 심사위원들에게 넘어오는 시점은 보통 일주일 전이다. 제출작들이 제출을 해야 볼 수 있으니 그럼 그때부터 야근해 가며 며칠씩 내일을 제치고 공부하고 봐야 한다.
나도 선수 (설계공모 준비해서 제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로 뛰기에 그 마음을 너무 잘 안다. 얼마나 혼힘을 다하고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제출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혹여 놓치는 것은 없는지, 제출작품에서 건축가가 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일지, 건축적 챌린지로 무엇을 제시했는지, 본사이트에 그것이 본 프로그램에 적절히 작동될지,, 그리고 그 완성도는 어떤지. 등등 보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정신도 바짝 차려야 한다. 혹여 잘못 결정하는 것이 없도록.
요즘 제출작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심사의 노동강도가 너무 세어지고 있다.
그 정성스레 만들어 제출한 건축가들의 노고를 100개씩 보면 마음을 쓸어내리게 된다. 이미 제출한 사무소들의 거기에 들인 에너지와 비용을 합하면 공고된 설계비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건축계의 제살 깎아먹기는 20년이 넘도록 이렇게 저렇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안타까운 현실은 분명 수정이 필요하다.
어제도 그랬지만 ,
심사 후 당선자를 비롯해 수상작 다섯 개의 사무소 명을 알려줄 때 모르는 사무소들의 이름이 등장할 때면 숨어있던 고수들을 발굴한 기분이 든다.
제출작들을 보면 잘하는 사무소가 너무 많음을 발견한다. 이 잘하는 건축가들이 도시에 하나씩만 지어도 우리의 도시는 더 아름다워질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건축공모전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