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어놓은 시계는 가지 않는다_
지난 열흘동안 나는 나의 모든 부품이 다 해체된 듯한 느낌이었다. 다시 수습해서 다음 플랜을 내놓아야 하고, 시간에 쫓기고, 중요한 결정뿐 아니라 두 달간의 변경설계를 다시 변경설계를 해야 하는 사건이 생겼다. 나는 계획하는 데는 신중하지만 그 결정이 나면 그 실행을 위해 엄청 속도를 내서 달리는 편이라 그 시간의 에너지의 강도가 높은 편이다. 아쉽게도 체력은 그 에너지를 오래 감당할 만큼 타고나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 강도 높은 에너지를 넣은 결과가 이어지지 않고 다시 돌아가는 일이 발생을 하면 돌아가기에는 탈진한 상태이다.
여러모로 고심했고, 많이 노력했음에도 소위 도로아미타불이 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건을 다시 해결해야 하는데, 그 일을 떠나 나도 예상하지 못한 멘붕상태의 나를 만나게 되었다. 그 프로젝트가 10년간 나게 주었던 어려웠던 것들이 트라우마로 내게 심각하게 등장했다. 이런 시간들이 나는 제일 힘들다. 내 잘못이 아닌 사건이어도 수습의 과정은 각종 책임과 온갖 지난 나의 결정들의 후회까지 밀려와서 근원적인 내 자신에 대한 믿음조차 흔들기 때문이다.
그저께, 일에서부터 잠시 떨어져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미쳤고, 하루 종일 집에서 명상호흡과 책 읽는 일만 했다. 월요일이면 나는 정돈된 정신에 다시 일을 온전히 수행하고, 그다음 결정과 다음 일을 해내고 싶기 때문이다. 아직 나는 돌아오지 못했다. 오늘 하루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의 부품들은 아직 제대로 조립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여름에서 겨울까지 이어졌던 세상으로부터 도망가 고팠던 그 어려운 시간이 내게 다시 올까 봐 두려움이 나를 시시각각 건드린다.
건축은 완벽할 수 없다. 내가 마주하는 사건들은 내가 다 컨트롤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을 했던 것으로 나를 감싸주지 않으면 이 시간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나를 위로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마다 다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순간에는 정말 견디기 힘든 물리적인 문제와 심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그 압박감에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의 다시 돌게 하는 부품들을 수습하는 과정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나는 아직도 나 자신을 돌려놓는 그 방법에 서툴다. 그것을 인정한다.
*우연히 만난 애플뮤직에서 추천해 준 아침음악이 위로를 더해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