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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은 Oct 17. 2019

한화생명 건강관리 서비스 HELLO 앱을 써보았습니다.

지난 8월 말 출시한 건강관리 서비스 HELLO의 짧은 후기입니다.

안녕 Hello?


굳이 정보라는 말 앞에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붙일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각 보험사들은 고객의 활동 정보, 의료정보를 수집하여 활용하기 위해 앞다투어 내부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삼성화재, AIA, 현대해상, 교보생명에 이어 한화생명도 고객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며칠 사용해본 후기를 남겨봅니다. 서비스 이름은  HELLO  Health + Log라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고객정보를 수집할 것인가?


수집된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능동적으로 고객의 건강을 관리하여 사고 발생 위험을 줄여 손해율을 절감하는 것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시장 포화 상태에 놓인 보험산업의 혁신안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고, 가입 유지율을 예측하거나 사용행태에 따라 혜택을 주는 UBI(usage based insurance)신상품의 개발에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Health Log라는 서비스명에서 느껴지듯이 고객의 정보 수집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기획을 한편 살펴볼까요?


1. 인공지능 카메라 연동으로 간편 식사 입력

두잉랩의 인공지능 카메라 연동으로 음식을 촬영해서 간편하게 식사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처음 사용해본 사람들은 놀랄 정도로 인식률이 좋습니다. 오토바이 검정+빨간색 헬멧을 찍었더니 콜라로 인식..

꽤 풍성한 식품 DB를 제공하기 때문에 찾는 음식이 없어서 입력 못할 일이 별로 없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마라탕, 마라샹궈부터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기성 식품까지 커버 가능합니다. 고객이 수동 입력한 음식 중 빈도가 높은 것은 업데이트하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어쨌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껍질만 남은 사과도 인식한다.


2. 건강검진 정보 기반의 생체나이 분석

바이오에이지와의 협업으로 건강검진 정보 기반으로 생체나이를 분석해줍니다. 그러나 귀찮음을 무릅쓰고 내 건강검진 정보를 제공할만한 동기가 부족합니다. 결과의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도 있고,  입력에 따른 리워드도 아직은 보이지 않아서 굳이 공인인증을 해가면서 까지 정보를 입력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심지어 iOS에서는 휴대기기에 있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수 없고 Hello 웹사이트에서 받아와야 해서.. 불편합니다.

0.1세 젊어서 기쁩니다.

3. 벳지 등급제 운영으로 생활정보 입력 독려

열심히 LifeLog와 PHR을 기록하다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게임처럼 스탬프를 획득합니다. 스탬프가 누적되면 등급의 의미를 가진 벳지를 달게 됩니다. 정보의 입력을 유도하고, 능동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도록 동기를 유발하기 위함이겠지만 역시 어떤 리워드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 같습니다,

세상만사 등급제.. 승급전 언제 하나..

4. 응급상황 대비 헬스포트

헬스포트라는 개념도 독특합니다. 응급 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미리 앱에 기록해서 저장해둔다는 개념입니다. 앓고 있는 질환과 복약 정보, 혈액형, 알러지, 긴급연락처 등을 입력받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사용 시나리오가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당뇨약의 종류가 부족해서 수동 입력해야 합니다.



아직은 미완의 사용자 경험

데이터 수집을 위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만, 이제 막 출시한 서비스라서 그런지 고객 경험 측면에서 아직 미완의 상태로 남아있거나, 미흡한 부분도 다소 느껴집니다. 


Open your eyes~

20~30대의 고객만 타깃인가요? 

Casual 한 그래픽과 언어적 표현으로 보아 HELLO의 대상 고객의 20~30대로 보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생명보험사의 주요 고객 연령대를 고려한다면 너무 좁은 타깃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니 보험 대상인가요? 어쨌든 (타 보험사들이 그랬듯이) 향후 고연령 층으로 고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 있다면 작은 텍스트의 크기와 주요 메뉴에서의 영문 사용 등 고령자 친화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50~60대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능숙도가 높아지더라도 노안은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겠지요.


지속적인 사용 동기의 부재

AIA의 사례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앱을 계속 사용할 트리거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설정된 목표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맞춤형으로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휴먼 코칭을 통한 심리적 지지나 인센티브 등의 물질적인 혜택이 부재한 현재는 앱을 계속 사용하며 정보를 입력할 동기는 물론 초반 인롤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앱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는 그렇습니다. 


반복하는 인증과 긴 로딩

일상의 활동을 기록하는 앱인데 실행 시마다 인증을 하는데 매우 불편합니다. 또  화면 이동 간에 매번 제법 거슬리는 길이의 로딩을 하는데 아마 웹앱 퍼포먼스의 한계와 데이터 동기화 이슈겠지요. 그런데 안드로이드에서는 좀 나은걸 보니 iOS에도 Back Ground에서 동기화를 돌리는 등의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요?



갓 탄생한 헬로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까요?


생활(life log) 기록 수집을 위한 디바이스 연동

건강상태와 밀접하면서,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간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걸음과 체중을 수집하기 위해 Hello Scale이라는 디지털 체중계와 Hello Band를 무상 또는 리워드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이미 기사나 도움말에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올해 안에 시행하겠죠? 그런데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구글 핏 보다 삼성 헬스를 통해 걸음 수를 측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삼성 헬스는 파트너를 맺기 까다로워졌으니 좀 난감하겠습니다. 심박수나 혈당을 기록하기 위한 BLE 연동 기기도 추가될지 궁금합니다.

*이미 주고 있나요?;;;


캠페인을 통한 리워드 강화

초기 시범운영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으면 본격적으로 이벤트와 미션(캠페인) 등을 통한 리워드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이 특정 기간 앱을 사용할 동력을 만들면서 건강기록을 수집을 독려할 것입니다. 등급을 잘 유지하는 고객에게는 보험료 할인을 적용할 계획도 있겠지요.




헬스케어 스타트업과의 협업


거대 보험사의 경우 의사결정 구조와 규모 때문에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라이프시맨틱스, 두잉랩, 바이오에이지, 이런 인슈테크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막 오픈한 서비스인데 경솔한 리뷰인가 싶어 살짝 뜨끔하지만 현업에 있는 실무자로서 시야를 넓히기 위한 스터디의 일환이라고 스스로 위로해봅니다.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혁신을 위해 분발하시는 분들 고생이 많으시고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수고들 많으십니다!




2019.06.21 AIA Vitality 개편  https://brunch.co.kr/@euncs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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