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하는 차박 캠핑
처음에 낯설고 어설프던 차박이 제법 익숙해졌다. 코로나로 여행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불편함과 차박 캠프가 제대로 맞물려 트렌드가 되었다.
우리도 대세에 합류했다.
예전에 차에서 잠을 자면서 여행을 한다던 직장 동료의 말에 어처구니없어했었는데 한발 두발 발을 들여놓다 보니 아주 익숙해졌다. 그 불편한 것을 왜 하느냐며, 잠은 편하게 자야지 차에서 잠이 웬 말이냐던 내가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알고 보니 나도 폭 빠져있었다.
아무튼, 차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가당키나 하느냐던 나에게 신세계가 열렸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차박 여행에 빠져든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몸도 찌뿌둥하니 몸살도 나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아, 이렇게 불편한 걸 사람들은 왜 한다지? 코로나 이전에는 차박 다음날 온천에 들르는 게 낙이었다. 찌뿌둥해진 몸을 뜨끈한 온천수에 담그는 것은 계절을 막론하고 그야말로 제대로 힐링이다. 지금은 언제 가 보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온천욕. 나는 온천을 어마어마하게 애정 한다. 여행의 힐링은 온천욕이라지?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온천 가는 낙에 솔깃했었다. 그렇게 남편을 따라다니다 보니 점점 익숙해져 이제는 휴가를 내고서라도 간다.
이렇듯 새로운 여가생활로 자리를 잡은 차박 여행에 연령제한은 없다.
트렌드라는 것이 늘 그렇듯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와 마음이 중요한 법.
새로움은 금세 익숙함이 되고 익숙함은 동시대의 참여를 이끌어 내어
트렌드로 자리 잡는다.
우리가 이 트렌드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는 이것이다.
우리는 8년 차 반려견 동반 가족이다. 남편이랑 나의 사랑을 오롯이 받고 있는 우리 집 귀염 댕댕이.
그의 이름은 초코. 초코랑 대화할 때는 귀여움의 한계치가 늘 초과하는 바람에 혀가 꼬인다. 강아지와의 정상적인 대화는 바로 자연스러운 오글거림에 있다. 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존재에게 혀가 꼬이지 않을 재간 있는가. 이름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때만 "초코예요." 이러지, 대부분은 "쪼꽁~~", "쪼꼬기~~", "쪼끼쪼끼~~"라고 부른다. 이래도 다 알아듣는 우리 집 천재견. 얼마나 똑똑한 지.~~ (누구나 제 새끼는 천재인 줄 안다지?)
가끔 야단칠 때, 가령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짖거나 헬멧 쓴 사람을 보고 (특히 오토바이 탄 분들) 짖을 때에는 정말 난감. 요럴 때는 "초코"라 제대로 이름을 부른다. 사실은 상대방에게 매우 민망해하는 우리 부부의 시추에이션일 뿐이다. 시추 견종은 특유의 순하고 착한 성질에 귀염과 사랑스러움까지 장착하고 있어 야단맞을 일은 매우 드물다.
아무튼 초코는 자타공인 우리 집 셋째 딸로 존재감 갑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의 행보에 초코는 매번 동반한다. 그런데 이 아이를 데리고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의 제약이 늘 문제였다. 처음 우리가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던 코로나 이전에는 반려견 가족들의 인사를 많이 받았다. 내용은 비슷했다. 함께하는 우리를 부러워하면서 이어지는 하소연 섞인 말은 반려견 동반 공간의 제한이었다. 그랬다. 코로나 이전, 우리가 차박을 몰랐을 당시에는 식당은 물론 숙박 시설도 미리 검색하고 떠나지 않으면 아무리 밤이 늦어도 그날로 집에 돌아와야만 했다.
댕댕이를 집에 두고 발길 떨어지지 않는 여행을 하느니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 출근하는 5일 내내 혼자 집에 두고 주말에도 그러려면 차라리 반려 생활을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다를 아시겠지만 댕댕이들은 눈치마저 백 단이다. 출근을 하는지 여행을 가는지를 동물적 감각으로 알아차린다. 여행 떠날 때면 그 큰 눈망울로 "엄마 아빠, 나 델꼬갈거죠?" 이러거나 "제발 나도 델꼬가 주세요." 이런다. 이러니 외면은 불가. 두고서는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출근복과 외출복까지도 구분할 줄 알아서 출근할 때는 시크하게 굿바이를 하지만 산책을 하려거나 외출을 할 때는 걷지를 못할 정도로 쫄랑쫄랑 따라다닌다. 발에 밟혀서 옴쭉 달싹이 어려워진다. 그러니 댕댕이를 기르는 입장에서 차박 문화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다니다 보면 댕댕이들과 함께 하는 많은 차박러를 본다. 분명 같은 이유로, 예전에 비슷한 고민을 하던 댕댕이 가족들이 많이 합류했으리라 예상하며 대부분 만족할 것이라 여긴다.
차박 문화를 만들어 댕댕이와 함께 하는 여행을 가능하게 한 이들을 칭찬하고 싶다.
반려견과 함께 애틋한 추억 만들기를...
그래서 우리보다 짧게 살다 떠나는 아이들에게
미련을 적게 남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