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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Dec 10. 2015

겨울밤, 잃어버린 것들

Red Writing #2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 

겨울밤은 완전히 고독할 수 있는 순간이다. 다른 계절의 밤도 마찬가지지만, 차갑고 추운 겨울밤의 고독에 비할바는 아니다. 


 하지만 가끔 아쉽다. 

찹쌀떡과 메밀묵을 외치던 소리들이 사라진 것들이. 


고독을 깨는 한밤의 술취한 고성들과 다르게 이 소리들은 겨울이라는 걸 알려주는 '정겨움'이 있었다.


찹쌀떡과 메밀묵을 얼마나 구성지게 뽑아내느냐에 그날의 판매량과 직결되었고,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지갑은 열렸다. 


지금은 대신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하기에 우리의 배는 빨리 채워진다. 다만 가슴에 남아있긴 힘들다. 


우리는 겨울의 또 어떤 추억들을 잃었을까. 그리고 잃어버린지도 모르고 있는걸까. 


그래도. 다행이다. 


겨울의 붕어빵은 아직 살아있다. 


#머리부터먹을까 #꼬리부터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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