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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Jan 02. 2016

연필로 쓴다는것

#RedWriting 17




 연필보다 좋은 필기구가 세상에 나온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연필은 지금도 남아있고 앞으로도 계속 남아있으리라.


 심하게 진하지도 선명하지도 않은 , 어쩌면 회색에 가까운 색은 눈에 편안함을 주고

서걱거리는 소리는 귀를 즐겁게 한다.


 샤프를 쓰면 일정 길이와 크기로 균일하게 심이 나와 심을 깍는 불편함도 덜해주지만,

쥐는 방향에 따라 굵기가 달라지고 꾹꾹 한 글자씩 눌러써야 하고, 귀찮게도 가끔씩 연필을 깎아줘야하는 것들이 연필을 쓰는 재미다.


 만년필 역시 서걱거리는 느낌은 있다. 잉크를 넣어서 한 글자 한 글자를 적어가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종이에 눌러쓰는 맛은 없다. 게다가 이 놈은 취향이 까다로워 궁합 잘 맞는 종이를 써야만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연필은 다행히도 그런게 없다. 누구도 가리지 않고, 어느것도 탓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필로 쓰는건 부담이 없다. 언제든 지울 수 있기에, 언제든 그 위에 다른 펜으로 '확정'지을 수 있다. 그렇기에 확정과 단호함의 딱딱함을 피해 가볍게 자신의 생각을 뿌려나가도 된다.


 2016년 연필처럼 하나씩 생각을 눌러쓰기를 소망한다. 제대로 이루어질때까지 몇 번이고 고치더라도 계속해 그림을 그려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

1. 연필도 좋고 홀더펜은 더 좋다.

2. 만년필은 사랑이다.

3. 2016년... 사랑은 연필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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