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기 전에 하고 싶은 이야기
1.
바로 어제의 일이다.
꼭 한번 가보고 싶던 모임을 갔다. 오전까지 비가 와서 갈까 말까 망설였지만, 망설일때는 가는게 낫다는 생각에 출발.
그런데 입구에서...
‘명단에 없으십니다’
‘??’
그럴리가. 내 실수 아니면 주최측 실수겠지만 그건 중요한게 아니니.
양해를 구했다. 못오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들어갈 수 없냐고.
‘불.가.’
인원이 너무 많아서 현장 접수를 안 받는다고 공지한 상태.
그 상황에서 다투는건 아닌것 같아 인사를 하고 1층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왠지 좀 그렇더라.
이 강의를 듣고자 1시간 30분이 걸려서 왔는데, 약간의 형평성을 발휘할 수는 없던걸까?
다시 올라갔다.
‘이래저래 한데, 부탁드린다. 정 안된다고 하면 돌아가겠다.’
잠시 대기 후. 신청인원 중 몇분이 못오신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정말 잘 들었던 강의다.
2.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 들려 찜해놨던 책을 빌리러 갔다. 자리에 없었다. 담당하시는 분과 함께 찾아봤는데도 없었다. 하. 이걸 어쩐다.
혹시나 해서 한바퀴 돌아봤다. 마침 구석에 있는 분이 그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중이었다.
잠시 기다렸다 물어봤다.
‘혹시 그 책 빌리실 건가요? 아니면 제가...’
빌려왔다.
정말 좋은 책이었다.
3.
지난주 일이다.
교보문고에 책을 사러 가서 위치로 달라갔는데 이미 앞에 다른 초등학생들이 그 책을 카트에 담아놨었다.
물어봤다.
‘그거 살꺼니?’
애들이 좀 망설이다. 살려고 한다했다.
아쉬웠다. 다른 책을 뒤적거리다가. 슬쩍 보니 애들이 무슨 책을 살지 한쪽에서 고르는 것 같더라.
슬쩍 가서 다시 물어봤다
‘음. 혹시 그거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거니?’
‘사실 이 셋트 중에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다른건 필요 없어서 고민 중이에요.’
‘그럼 그거 아저씨가 사도 될까? 선물용인데.’
‘그러세요.’
샀다.
아이가 무척 행복해했다.
4.
벌써 7-8년 전 일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한국에 왔다. 그 소식을 전날 알았는데 이미 늦었다. 참석자는 신청자중에서 선발이었다. 늦었다는건 알지만 너무나 가고 싶었다. 가서 말이라도 좀 해보고 싶었다. 망설이다가 무작정 갔다. 앞에 접수하는곳이 허술했다... ;;;;
이제 지난 일이니. 슬쩍 들어가 자리에 앉아서 볼 수 있었다. 자리는 많이 비어 있었다.
정말 좋았다.
삶에 불이 하나 더 켜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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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어난 일에서 예전에 있던 일까지 생각해보니. 결국 원했던걸 얻을 수 있었던건
‘한번 더’해봤기 때문이었다.
항상 그랬다. 기회의 문은 닫혀 있었고, 쉽게 열려있지 않았다. 문을 열어주는 사람 역시 없었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건 두 가지다. 돌아서거나, 문을 두드리거나. 여기에 한가지 더.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으면 다시 선택지가 나온다.
돌아서거나.
한번만 더 두드려보거나.
한번만 더 두드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