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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Apr 18. 2016

‘정보 바보’가 되지 않는 다섯가지  방법

직장인을 위한 정리습관 #2

  '입력 내용 즉 정보가 컴퓨터에 이미 저장되어 있다고 믿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적은 숫자의 사실들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저장해둔 데이터베이스에서 쉽게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가 기억하려는 노력을 덜 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 유리감옥,p126


 니콜라스 카는 그의 책 '유리감옥'에서 '저장'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디지털에 대해 꽤 부정적인 시각이라 구글 킵, 에버노트, 원노트 그 외에도 각종 정보 저장의 도구들을 잘 사용해오던 사람들이 보기에 공감하지 못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년간 위에서 이야기한 서비스들을 사용해오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있으며 회사의 이름까지 <세컨드브레인>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위의 의견에 동의한다. 


 디지털상에서의 정보들은 셀수도 없을만큼 많다. 

물론 이 정보들 모두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이 속에서 <잡음>과 <신호>를 구분해내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RSS를 비롯해 나만의 정보 필터를 만들어내는 건 이 구분을 쉽게 하기 위함이다. 이후의 영역은 한번 나에게 온 정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잘 '보관' 혹은 '수집'하는 일이다. 

 

 이 단계를 도와주는 좋은 도구들은 Pocket, Evernote, Onenote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디지털 저장소에 정보를 저장하는 일은 몇 초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쉽다. 출퇴근 길, 혹은 하루의 중간중간 내가 저장하는 하루의 양은 평균적으로 50개를 넘는다. 

 심지어 신문, 책, 노트 필기, 메모에 이르기까지 아날로그적인 것들은 에버노트의 카메라 기능을 활용해 저장하고 있으니 그 양은 더 많다. 


 나에게 있어 Pocket과 Evernote는 최고의 디지털 저장소이며, 이 둘을 빼고 업무를 하는 건 상상도 할 수없을 정도다. 이렇게 정보를 보관하기에 나는 <안심>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뉴스를 읽다가 정보를 저장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5초이내다. 다른 일로 바빠 <나중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보를 저장하기에는 차고 넘칠정도로 빠른 시간이다. 사람들이 읽고 있는 가장 핫한 정보를 저장해두었으니 <언젠가 사용할 정보의 양>에 있어서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이폰 3GS가 국내에 들어오고 1년이상 나 역시 '정보의 안전한 저장'이란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안심>하게 되는 대신 <기억>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쉽게 저장하는 대신 '애써 시간을 들여 읽지않는다.'에 있었다. 이러니 기억하는 것도, 생각이 확장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상관 없자나? 검색 기능이 있는데?'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맞다. 각 서비스들의 검색 능력은 필기체를 인식할 정도로 막강하다. 다만 기억하고 있지 않은 한 발 더 나아가 <저장만 했지, 읽지 않은 정보>들을 검색하는건 시간만 오래 걸리고, 실제 일을 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얻는데에는 크게 도움 되질 않았다. 


 나는 어떻게 이 딜레마를 해결했을까?


1. 깊이 읽기

 SNS, RSS, 네이버 등의 검색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었고 <보관할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라면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일단 저장한 후 '나중에 다시 봐야지'라고 했던 순서를  

읽단 읽고 -> 가치가 있으면 저장으로 바꾸었다. 


 2. 의견 적기 

 수집한 정보들에 대해서 '한줄' 혹은 '두줄'의 의견을 적기 시작했다. SNS에 공유할때에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공유'를 하기보다 가급적 나의 의견을 달아 공유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1번이 필요하다. 


 3. 한곳으로 정보를 몰아넣기

 나에게 있어 최종 정보의 종착지, 정보 도서관은 '에버노트'다. 

 

 1) 신문/잡지/길거리에서 본 나중에 다시 봐야할 것들은 모두 에버노트 카메라로 찍어 보관한다. 단 이 자료들에도 반드시 '한줄 의견'을 적어 놓는다. 


 2) 디지털_스마트폰&PC에서 찾은 정보들은 'Pocket'에 일차적으로 저장해 놓는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다시 읽어보며 '중요한 가치'가 있는 내용들은 에버노트로 옮겨 놓는다. 


 4. 쓰거나 말하기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는 '발산'하기 위함이다. 정보의 양은 지식의 양이 될 수 없다. 정보가 지식이 되기 위해서는 정보를 찾고, 저장하는 노력보다 더 큰 '생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나에게 있어 가장 도움이 되는건 일주일에 한번 IT트렌드를 녹음하는 방송 <디지털 히어로즈>다. http://www.podbbang.com/ch/10054

 트렌드를 말하기 위해서는 지난주에 있었던 일들의 정리는 물론이거니와 이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에 이것만큼 도움 되는 일은 없었다. 


 두번째 방법은 지금처럼 브런치나 블로그와 같은 공간에 글을 써서 정리하는 일이다. 전자의 경우 약간 어려울수도 있지만 후자의 경우 누구나 블로그를 개설해 글을 쓸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권한다. 다만 이 역시 성격상 맞지 않는다면, 문서 편집기로 작성해 나만 볼 수 있도록 써도 좋다. 어쨋든 중요한건 '발산'을 하는 과정이 있어야 정보와 생각이 정리될 수 있다.   


5. 아날로그를 적극 활용하기 

 생각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어디엔가 '써야'한다. 이를 도와주는 디지털 도구들은 많다. 스마트폰이나 패드에서도 각종 앱들이 '필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아무리 디지털 도구들이 발달해도, 종이위에 펜으로 끄적거리는 감성을 따라오기에는 아직 멀었다. 

 삼색펜으로 또각거리며 색을 바꾸면 되는 단순 작업을 하기 위해 디지털 도구에서는 몇 가지 일을 더 수행해야 한다. 게다가 펜을 움직이며 필연적으로 따르는 멈춤이 있어야지만 그 사이에 생각이 파고들 틈이 생긴다. 어느정도의 불편함은 자극이 된다. 자극이 없다면 우리는 생각을 멈춰버리기 쉽다. 

 

 앞으로 세상은 더 스마트해질것이다. 부인할 수없다. 다만 세상이 더 빠르고, 편리해질수록 우리가 잃어버리게 되는 것들은 꽤 많다. 그중에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반대로 ‘생각하는 힘’을 계속 키워나간다면, 다른 편리한 도구들이 단순반복적인 일을 대신해주는 대신 우리의 사고를 더 큰 것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면, 어떤 때라도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1. 세컨드브레인 연구소에서 스마트워크 / 디지털 정리의 기술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http://www.secondbrainlab.com


2. 디지털히어로즈 페이스북을 통해 '스마트 기기'에 대한 리뷰 및 '스타트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digital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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