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이런 깔라만시
세상에는 무심하게. 툭.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의 가슴에 금이 가게 하는 말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
물론 나도 당신도 예외는 아니다.
살아온 날만큼. 그 이상의 말들을 내뱉었으며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누군가에게 지금까지 박혀있을
가시를 남겼을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상대방을 손가락질하면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은 자신을 향한다는 말을 듣고
누군가에 대한 욕을 하는 것도 듣는 것도 멈췄다.
‘이건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라는 말을 들을 때 마음만 무거워진다는 걸 깨닫고, 듣지 않는다.
‘이건 정말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 뒤에 이어지는 말들은 그다지 기분 좋지도 않고, 도움되지도 않기에 듣지 않는다.
특히 그 말을 하는 상대방이 친한 사이일 때는 더 그렇다.
굳이 그 말로 가슴을 깨트릴 사람은 당신이 아니어도 된다.
굳이 그 말로 오래도록 가슴 아프게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어야 했다.
당신은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됐다.
알고 있는 상처를 굳이 후비지 않아도 됐다.
겨우 덮은 상처를 억지로 떼어내지 않아도 됐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말없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더 많은 말을 줄이고
더 많은 시간을 낸다.
말없이,
가만히,
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