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간편금융의 시대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말 그대로 인터넷 ‘전문’이다. 다른 은행들처럼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다. 이렇다보니 고객은 영업시간에 맞춰 은행에 방문할 수 없다. 아예 방문할 점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까? 바로 스마트폰이다.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대신 사용자들의 모든 스마트폰, 모든 스마트폰 앱이 바로 점포가 되는 혁신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금융을 바꾼 혁신이 일어났다. 바로 비대면 계좌개설이다. 계좌개설시 은행을 찾을 필요 없이 계좌 개설 버튼을 누르고, 신분증의 제출은 신분증을 촬영해 보내면된다. 그 안에 들어가는 기술은 복잡하겠지만. 한걸음 뒤에서 보면 간단하다. 지금도 일을 하고 돈을 받기 위해 신분증과 계좌번호를 카톡이나 메일로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확장한 개념으로 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래도 금융 거래이니 본인이 맞는지를 확인해야하지 않을가?
이를 위해서 화상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은행 계좌로 돈을 송금해 확인하는 절차로 대신하고 있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영업점을 가지 않고도, 앱을 실행해서 빠른 시간내에 은행 계좌 개설이 가능하게 됐다. 아무리 오래 걸려도 10분이면 앱의 설치에서 계좌개설까지 충분하다. 이후 다른 금융앱에서도 비대면 계좌개설은 ‘기본’ 서비스가 됐다.
세 번째 바람은 ‘빅테크’다.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중이라면 지갑을 가지고 다니기보다 삼성페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을게 분명하다. 그런데 삼성페이 서비스에 어떤 카드나 통장을 연결해서 사용하는가? 너무 많다. 주거래 통장이나 주로 사용하는 카드 등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놓게 된다.
그런데 삼성페이는 어느 회사에서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는걸까? 금융 서비스이니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 계열사 중 어느 한 곳이 아닐까. 아니다.
바로 갤럭시를 만드는 삼성전자다. 테크 기업의 서비스 위에 금융 회사들의 서비스가 올라가 사용하게 되는 개념. 테크핀이라 부르는 이유다. 삼성 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 페이 모두 동일한 개념이다. 지금까지의 금융은 금융업이 먼저고. 테크는 이를 돕는 기술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제는 테크가 먼저고 금융이 뒤를 잇게 됐다. 이렇게 되면 기술적인 우위를 점한 곳이 금융의 승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기존 금융사들이 디지털 혁명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야기하며 테크쪽에 꾸준히 투자하는건 이때문이다.
테크 기업들이 꾸준히 간편결제 서비스부터 확장해 나갔지만. 금융사들에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암아무리 편리한 결제 시스템을 만든다해도 결국 은행과 증권, 카드사와 손을 잡아야만 금융 서비스를 할 수 있으니. 절대적으로 금융사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위협이 된다면 비슷한 기술. 시스템을 만드는건 어렵지 않았다. 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 테크 회사들이 금융 서비스를 새로 공부해서 만드는 것보다 금융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이 이미 보유한 테크 인력들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게 더 쉽지 않을까?
2015년 비바리퍼블리카가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내놨을때가 딱 이때였다. 초반에 제휴를 맺은 은행은 적었지만, 점점 사용자가 늘어나자 결국 국내 대부분의 은행이 토스와 제휴를 맺게됐다. 그동안 토스의 핵심 사업이었던 ‘간편 송금’ 서비스는 이제는 대부분의 은행도 가지고 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을 그동안 잘 알고 있던 금융사들에 비해 테크 기업들은 아예 다른 방식으로 금융을 서비스 관점에서 재해석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친구와 함께 마치 게임을 하듯. 적금을 가입해서 투자하게 만드는 21주 적금을 내놓았고, 토스는 간편 송금을 넘어 간편 결제와 자산관리 서비스로까지 확장했다. 여기에 인터넷 전문은행과 증권사 설립 역시 추진중이다.
네이버는 은행업에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미래에셋 대우와 제휴해 네이버 파이낸셜이란 별도의 회사를 만들었고. CMA 통장을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QR결제, 모바일 결제를 통해 오프라인으로의 영향력도 한껏 넓혀나가고 있으니 기존 금융에게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제 더 이상 작은 회사들이 아니라 거대한 공룡에 해당하는 IT 기업들이 뛰어들어 시장을 흔들었다. 이를 '빅테크'라 부른다. 이미 애플은 ‘애플페이’를 통해 금융 시장에 진출해 있다. 중국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각각 알리바바, 텐센트 그룹과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핀테크에서 테크 기업들이 힘이 더 세져가고 있는걸까. 앞으로 어떤 부분 경쟁이 더 치열해질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데이터다. 현실 세계에서 ‘돈’은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순환한다. 이동하고, 먹고, 사고, 저금하고 투자하고 모든 일상생활에 ‘돈’이 쓰이며 끊임없이 데이터를 남긴다.
카카오를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지금 우리 일상 모든 곳에 적용되어 있는 ‘일상플랫폼’이다. 여기에 금융이 더해지게 되면 막대한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이를 통해서 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항상 이야기 나오던 ‘초 맞춤화’ ‘초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
말 그대로 손하나 대지 않아도, 알아서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이어지는 일이 가능하다. 이를 빅데이터라 이야기하죠. 그런데 빅데이터는 이미 금융권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물론이다. 문제는 데이터만 있으면 되는게 아니라 이를 분석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실시간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며 결과를 내놓는 기술. 바로 ‘인공지능’이 필요한 순간이다.
이런 이유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핀테크의 핵심이다.
두번째 보안이다. 세상 모든 서비스들이 간편해지는건 좋지만. 문제는 서비스만이 아니라 보안 의식도 간편해졌다는데 있다.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OTP 이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 하나로 대체되면서 보안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만약 스마트폰을 분실하게 된다면? 해킹을 당한다면? 두려움은 물론 그 피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2020년 10월 도난당한 스마트폰이 자금해제 되어. 토스에서 100만원을 넘게 출근한 일이 벌어졌다. 그 이상 어떤 일이 더 위협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개인들의 보안 의식이 약해지는만큼 기업들의 보안 책임은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분산장부, 블록체인 방식등 보안과 관련된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