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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드림 Apr 23. 2022

독서지도사, 경단녀 끊고 3년 버틴 변화

다시 일을 해야 하는 이유

내가 전적으로 돌봐야 할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집안일도 해야 하는 전업주부가 경력을 다시 살리러 세상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워킹맘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전업주부가 부럽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워킹맘도 전업주부도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애 둘 가진 엄마는 오랜 시간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일과 육아를 다 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선택했던 독서지도사의 길은 역시나 내 바람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하지만 힘들었던 초보 시절 딱 3년만 버티자고 결심하고 견뎌 낸 시간들이 8년 차 독서지도사라는 타이틀을 달게 해 주었다.


8년 차 독서지도사로 살고 있는 지금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더 이상 나를 경력단절 여성으로 느끼지 않는다. 처음에는 주변에 방문교사를 한다는 것을 당당히 밝히기도 꺼려했지만 이제는 떳떳하게 나의 일을 말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붙었다.


처음에 다시 일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했던 남편 역시 이제는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내가 일을 하고 나서부터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또한 경제적인 이유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수입도 많지 않고 불안정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된 수입을 얻고 있고 이것은 생활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러니 남편은 이제 내가 그만둔다고 하면 아마 쌍수를 들고 말리려 들 테다.

혼자 짊어졌던 가장의 무게를 조금 나누게 된 것도 남편이 나를 응원하는 이유일 것이다.


나 또한 일을 하며 수입이 생기니 집 안에서도 내 목소리를 키울 수 있었다. 남편도 내가 일을 하니 집안일도 이전보다 열심히 도와주며 내가 변한 만큼 남편도 변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진정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일을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들이는 노력과 능숙자가 될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이 끈기라고 생각한다.


8년 차 독서지도사로 살고 있는 이제는 책을 읽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나의 소중한 학생들이 있기에 책을 읽는 보람과 수업을 하는 기대가 있다.


물론 여전히 힘들고 피곤함을 느끼지만 아이들의 생기발랄한 모습만 보면 어디서 그린 힘이 나는지 소리를 높여가며 열띤 수업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내가 이 일을 즐기고 있구나'라고 느껴진다.


엄마라도 자신만의 일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그것이 당신이 다시 일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길이 될 수 있겠지만 그 길을 버티고 굳건하게 땅 밑으로 뿌리를 내린다면 당신은 단단하게 세워질 것이다.


어렵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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