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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 e Jul 17. 2024

첫찌의 테니스 레슨

운동무식자인 엄마에겐 신기한 운동의 세계

한국에서 첫찌는 초등학교 다닐 때 방과 후에 탁구를 배웠습니다.

운동무식자인 저는 그래도 남자애들은 운동 한 가지는 해야 한다라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이의 성향상 단체 운동이 잘 맞지 않더라고요. 축구 같은 우르르 많은 인원이 하는 운동은 잘 집중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빠가 좋아하는 탁구를 시키면 나중에 아빠랑 탁구를 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탁구를 시켰습니다.

탁구 선생님이랑 전화 상담을 하는데 대놓고 첫찌가 운동신경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엄청 해맑게.

저도 엄청 해맑게 저 닮아서 운동신경이 없을 거예요라고 대답했죠.

운동을 잘하라고 시키는 건 아니고 그냥 평생 운동할 거 하나 만들 주려고 하는 거라고 시킨다고 말씀드렸어요.

운동의 목적이야 주로 건강한 신체니까 잘하든 못하든 그냥 계속할 수만 있으면 된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초등학교 2학년 간 2년을 탁구를 치니 아이도 탁구를 좋아하게 되고 아주 가끔 아빠타라서 탁구장도 따라다니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운동신경은 안 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운동을 좋아하게 된 것만으로도 참 좋았어요.

저 닮아서 집돌이라 집에만 있는 걸 좋아하는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운동 하나 터득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2년을 공들여 탁구를 배웠는데 미국에서는 탁구장이나 탁구 레슨 찾기가 어려워서 고민이었습니다.

미국 초등학생들은 운동을 무섭게 시키더라고요.

한국의 공부 사교육만큼 운동사교육이 대단하더라고요.

방학중에는 무언가 배워야 될 것 같아서 알아보다가

보통 농구나 배구 축구 야구를 많이 하지만

첫찌의 성향을 생각해서 테니스를 배워보기로 정하고 방학레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레슨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가는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정규 래슨전에 연습게임을 할 수 있거든요.

첫찌랑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는 한 친구가 있었는데 부모가 라이딩을 해주는 게 아니라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혼자 오는 아이였어요.

첨에 오토바이 타고 오길래 중학생인가? 했는데 첫찌랑 또래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선글라스 끼고 내리는데 본인도 본인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게 보이는 재밌는 친구였어요.

그 친구랑 수업 전에 테니스를 같이 치더라고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인사하고 그냥 말없이 코트로 들어가서

공을 주고 받(?) 아니 그냥 공을 치고 주워오는 게임을 수업 전까지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아이들은 운동을 하면서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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