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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 e Sep 10. 2024

다시 시작하는 일기

중단했다 다시 시작하는 이유..








주재원 일기 1을 마무리 짓고

약간의 쉼표를 찍고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주재원일기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로 시작하게 된 일기였는데

이번에 시작하는 일기는 마음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보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주재원 일기를 시작할 때는 코믹에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때 겪은 크고 작은 일들에 일희 일비 하는 제모습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싶었거든요. (안 그러면 자꾸 너무 분노해 버려서…)

처음에는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다 점점 이야기가 쌓여가다 보니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그때의 감정이나 웃음포인트들이 희미해져 버리더라고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초반에 쌓여가던 이야기들의 감정이 희미해져 가면서 제가 여기 처음 왔을 때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도 색이 옅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6개월 만에 초심을 잃는 제 모습이라니..

참 약하고 갈대 같은 모습이죠.


그러나 어쨌든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힘이 빠져 흐물흐물 거리는 제 모습을 한번 멀리 떨어져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내 마음을 떨어져서 바라보면 얼마나 웃기고 어설프고 쓸데없는 걱정이 가득할지 ㅎㅎ (벌써 좀 걱정이 되네요)

그래서 주재원 일기 파트 2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면서 일기를 한번 써볼까 시작해 보았습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연결되니 일상의 에피소드들도 나오겠지만

다시 그림일기를 시작하게 된 건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일기를 그리면서 들었던 느낌은

일기지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그리지만 어디까지 보여주고 어디까지 드러내야 되는지

저 스스로도 조금 헷갈릴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니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쓰는 것 자체가 누군가가 본다는 것을 전제하에 써야 된다는 생각이 들면

때로는 조금 위축되고 좀 더 다듬게 되는 나도 모르는 방어기제 같은 것들이 영향을 줄 때가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야기를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런 방어본능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든 그림이나 글을 드러내야 되겠죠.

제일 좋은 무기는 솔직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번 연재를 할 때 그림도 글도 조금 더 나의 중심에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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