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스튜디오가 만든 일본 전래동화 이야기
아주 귀여운 쇼츠를 보게 된 게 가구야 공주를 알게 된 계기였다.
귀여운 아기가 엉덩이를 실룩이며 온 마루를 배밀이로 기어 다니는 애니메이션 클립이었다.
처음 보는 작화의 애니메이션이었고 바로 검색을 해서 영화제목을 알게 되었다.
The tale of princess Kaguya
https://youtu.be/ILVGna1QMkc?si=yACvr7w5l6lTo7sZ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전래 동화인 가구야 공주 원작을 가지고 만든 영화다. 제작사는 지브리 스튜디오로 그동안의 스타일과는 매우 다른 애니메이션이다.
왜 이때까지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만화에 비해서 왜색이 짙어서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많이 홍보가 되지 않은 게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다른 이유가 있었다.
감독인 타카하다 히사오가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이영화로 적자를 심하게 봐서 결과적으로 지브리 제작팀이 해산되기까지 이르게 한 비운의 작품이었다.
내용은, 대나무를 잘라 생활하던 노부부가 있었는데 하루는 노인이 빛나는 대나무 앞에 죽순에서 작은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아이가 없던 노부부는 아이를 공주라 부르며 사랑으로 기른다.
아이는 특이하게 다른 아이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노부부가 생활하는 시골에서 자연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지만 노인은 대나무를 자르면 금이 나오고 비단옷이 나오는 걸 보고서 이 아이를 귀하게 기르라는 하늘의 뜻으로 생각하고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된다. 정든 곳과 갑자기 이별하게 된 여자아이는 도시에서 지체 높은 여자로서의 신부수업(?) 같은 것을 받게 되지만 5명의 구혼자들 앞에서 12개의 아름다운 옷을 겹겹이 입고 치장한 모습이 자신의 행복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보이기 위함일 뿐이라는 것에 마음속깊이 좌절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략)
가구야공주라는 인물을 통해서 여성으로서의 삶, 그리고 부모로서의. 자녀에 대한 태도 그리고 나 자신의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자녀에게 제일. 좋은 것을 주고 싶지만 그것이 나의 욕심인지 항상 깨어있지 않으면 목적이라는 깃발로 자녀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여자에게 결혼 또는 여자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이야기는 일본의 과거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에게 기대하고 있는 집단무의식이 존재한다. 집단무의식은 내가 그것을 거부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인류학적으로 또는 나를 단순한 지구의 하나의 생물이라는 존재로 보았을 때 여성과 남성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는 지난 몇 세기 정도의 의식개혁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벽이다. 이야기에 나오는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잠깐이나마 결혼을 위해 여자에게 기대하는 것에 대해서 좌절하고 깨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여성에게만 국한된 것일까 지금은 남녀 모두가 결혼이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지는 시기 아닌가. 조건과 재력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제 참으로 사랑으로 결혼한다는 말이 낯선 말이 되어가는 세상에 와있다. 그리고 결혼을 인생에서 제외시키는 다른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세 번째 나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자세에 대한 지독한 방황과 갈등을 가구야를 통해서 느끼게 된다는 점이었다. 여성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서 질문하고 찾고 방황하고 그러다 결국에는 인생은 끝나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는 가구야가 원래 달에서 온 사람이라서 달로 돌아간다는 결말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인생은 시작이 있고 끝이 있어서 언젠가는 떠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엇인가를 이루어낸다기보다는 삶이 방황과 좀 더 닮아있다는 점이다. 인생이 왜. 이렇게. 불안하고 갈등투성이에 정해진 게 없고. 안정이 없느냐라고 묻는다면 인생이라는 것은 본래 그러하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아름다움과 향수는 영원하지 않다. 아이적의 즐거운 웃음은 어른이 되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인생의 무게를 짊어지기 시작하면 아이의 가벼운 웃음은 쉽게 지어질 수 없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사는 동안 무언가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하고 삶을 맺을 가능성이 많다. 어찌 보면 슬플 수도 있지만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서 삶의 무게를 좀 더 내려놓을 수도 있다.
아쉽게도 미국넷플릭스에서는 가구야공주를 시청할 수가 없어서 코멘터리영상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지만 클립만으로도. 이 작품이 얼마나 공을 들인 작품인지 알 수가 있었다.
(심지어 쓸데없이 저 가구야 공주의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그것도 여러 셀(포토샵의 레이어개념)로 수작업으로 그렸다고 한다. 심지어 저 머리카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장면이 수없이 나온다. 애니메이터들 손목 나가는 장면이다)
한국넷플릭스는 시청할 수 있으니 꼭! 시청해 보면 좋을 거 같다.
이런 전래동화를 예술적인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지브리스튜디오(비록 이거 만들고 적자가 나서 스튜디오 해산을 했지만)의 저력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면서 우리나라도 좋은 전래 동화가 많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애니메이션은 없지만 (물론 나에게는 배추도사~무우도사~애니메이션이 마음속 전설로 남아있다.) 전래동화를 재탄생시킨 그림책이 있어서 소개를 하나 하고 싶다.
린드그렌상으로유명한 백희나작가의 연이와 버들도령이다.
이 책은 연이와 버들도 령이라는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를 백희나작가특유의 디오라마 (축소모형을 통한장면재현))기법을 통해서 각장면마다 예술적인 아트워크를 감상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이 책이 디오라마인 만큼 스톱모션으로 애니메이션화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린드그랜 상으로. 백희나작가의 인물다큐가 방영이 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의 메이킹영상도 함께 나와이었다. 보통 디오라마를 실내작업으로 많이 하지만 이 책은 눈이 오는 겨울날 직접 숲 속에서 촬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면 장면이 아름답기도 하고 그와더불어 이야기는 매우 슬프면서 아름답고 어린이독자들에게는 충격적인 장면들도 조금 있다.
이번에 백희나작가의 알사탕이 스톱모션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아카데미단편애니메이션 최종후보에 올랐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엄청나고 백희나 작가가 대단한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또 눈에 띄는 영화가 생기길 바라면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