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에 지장 없으면 그냥 넘어가요.”
이전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리더가 제게 건넨 말인데, 제 삶의 태도를 바꿔준 문장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당시 저는 어떤 상황 때문에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냥 넘기기에는 제 기준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저를 보고 그분은 이 말을 툭 던지셨죠. 사실 그땐 조금 무책임하게 들렸습니다. 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말처럼 느껴져 서운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찌푸린 미간을 금세 피지 못하고 있었죠 ㅎㅎ 하지만 왠일인지 시간이 지나고,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이 말이 자주 떠오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우리는 여러 이유로 예민해집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스스로 세운 기준을 지키고 싶은 마음,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미묘한 감정까지. 예민하다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예민해질수록 일이 처음과는 다르게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걸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문제가 될까?
방향이 바뀔까?
결과가 달라질까?
만약 답이 ‘아니’라면, 이건 일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내 감정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대세에 지장 없으면 그냥 넘어가.”
이 말은 기준을 버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미치도록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모든 불편함에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모든 싸움에 에너지를 다 쓰지 않아도 된다는 하나의 허락에 가깝습니다.
이 문장을 마음에 품고 나서부터 저는 조금 덜 소모적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진행은 빨라졌고, 관계는 한결 가벼워졌으며 결과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제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할지가 분명해졌어요.
요즘도 저는 여전히 예민해집니다. (타고나길 그런 사람일지도 몰라요) 다만 예전처럼 모든 것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나이를 먹은 것도 이유겠지만, ‘대세에 지장 없으면 넘어가도 괜찮다’는 이 말을 기억하기 때문이에요.
삶의 지혜를 건네준 그 리더분께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