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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은금주 Oct 05. 2017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

평창군 봉평면에서 유기농 산양산삼을 재배하는 심마니 전성오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     

“심봤다!”

좋은 산삼을 발견했을 때, 산양삼을 알고 난 후 이렇게 외쳤다.


“심봤다! 바로 이거야!”     







대기업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전성오 대표는 귀농 귀촌이라는 말도 없었던 25년 전,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 무작정 귀촌을 결정했다. 그렇게 충북 음성에서 포도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농약과 비료를 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농사를 짓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3년 만에 포도 농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농사가 그렇게 어려운 줄 알았으면 시작하지 못했을 거라고 회상한다.  

그러다가 지인의 일을 도우러 평창에 왔다가 우연히 산양삼을 접하고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바로 그 일임을 깨달았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기에 산양삼만큼 좋은 게 없었다. 2004년 평창으로 터전을 옮겨 산을 일구고 씨를 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양삼 농사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산에 씨만 뿌리면 산삼이 무럭무럭 자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산양삼의 생존율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경험이 없어서 2~3년은 무척 힘들었습니다. 산양삼의 생육 조건을 공부하고 터득해나갔죠. 무조건 씨를 많이 뿌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산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물 배수가 잘 되고, 가물어도 수분이 잘 유지되며, 적당한 채광과 그늘,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서

산삼이 잘 자란다. 전성오 대표는 약 10만 평의 산에서 산양삼을 유기농으로 재배하며 대관령 산양산삼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백두대간 자락의 해발 700~1000미터, 유기질과 무기질, 부엽토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일교차가 크고 여름에도 선선한 평창의 기후는 산삼이 잘 자라는 최적의 조건이다. 청정 고지대에서 추운 날씨를 이기고 생존한 산양삼은 뿌리가 발달해 효능은 물론 맛과 향이 좋은 최고의 산삼으로 꼽힌다.      


“산양삼이 자리를 잡으려면 3년은 족히 걸려요. 그 정도 견뎌줘야 자생력이 생겨 풀과 함께 자라더라고요.

산양삼 농사는 인내심이 없으면 할 수 없어요. 자연의 순리대로 천천히, 최소 5~10년을 보고 해야 하거든요.

처음엔 생계를 위해 다른 수단을 동반해야 하고요. 또 산이 무척 가팔라 오르내릴 때 기술이 필요하고, 뱀이나 벌, 야생 멧돼지 같은 산짐승도 조심해야 해요.”



우리 전통 심마니들의 정신은 후대를 위해 산삼 한 뿌리를 캐면 100개의 씨앗을 뿌리고 작은 것은 남겨놓는 희생정신이 기본 바탕이었다고 한다. 전성오 대표는 자신도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멀리 보고 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이제 10년 이상의 고품질 산양삼을 많이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산양삼을 길러놓아도 안심할 수 없다.


가장 안타까울 때는 10년 이상 키운 것을 새나 쥐, 다람쥐 같은 야생 조수들에게 빼앗길 때다.

야생 조수들이 삼 잎사귀나 열매를 굉장히 좋아해 사람보다 먼저 먹어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짐승뿐만 아니라 산에 몰래 들어와 산삼을 캐가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10년 이상 애지중지 키워서 판매할 때면 딸을 시집보내는 아빠의 심정이 되죠.

정성껏 키운 삼을 고객들이 드시고 건강해지셨다는 말을 들을 때 기쁘고 보람 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힘을 얻죠.”     


전성오 심마니는 먹는 이에게 건강한 자연의 식품을 제공한다는 보람과 자부심으로 강원도의 험준한 산을 오르내린다. 처음부터 친환경으로 시작했고, 유기농 인증도 받았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청정한 자연 조건만 의지해 키운 산양삼이야말로 보물 중의 보물이라는 확고한 믿음 말이다.  


대관령 산양산삼은 지금까지는 주로 생삼을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공 식품 쪽으로 제품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얼마 전부터 동결건조삼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맛과 모양, 영양은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완벽히 세척해 멸균 진공 상태로 만들어 생삼의 불편함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산양삼이 국민 식품을 넘어 세계적인 식품으로 널리 알려지길 꿈꿉니다. 세계인들이 산양삼을 보러 저희 농장을 방문한다고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짜릿합니다. 그런 날이 꼭 올 거라고 믿습니다.”






제 29-1-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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