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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 독감에 걸렸을까?

조건부(Conditional) 확률의 이해

by 김응석

이틀간 비가 많이 내렸다.

바야흐로 이제 에어컨을 끄고 파란 가을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로 가고 있다.

(다행히 요즘은 미세 먼지 경보 발생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일교차가 심하게 되면 감기 그리고 독감으로 고생할 확률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날 아침 목이 칼칼하고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해서 아무래도 감기인 것 같아서 병원을 찾았다.

이때 의사가 "요즘 독감이 유행하고 있으니 신속 진단 키트로 검사를 받아보시지요?"라고 조심히 의견을 건넨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키트로 검사를 해 보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과연 나는 독감에 걸렸을까?




일반적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일반 사람이 독감에 걸릴 확률이 5%라고 가정을 해 보자.

여기서 두 가지의 확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내가 현재 감기가 걸리지 않을 상태에서 독감에 걸릴 확률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5%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병원에 오기 전에 모든 사람이 독감이 걸릴 확률은 동등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내가 독감 검사에서 양성의 결과를 받았을 때 정말로 독감일 확률이다.

이번에는 검사 키트의 진단 정확성을 의심해야 한다. 검사 키트의 결과는 100% 민들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검사 키트는 두 가지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실제 독감이 아닌 사람을 독감으로 진단하는 경우와 실제 독감이 걸렸지만 독감이 아니라고 진단하는 경우다. 따라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경우라 하더라고 키트의 오류를 감안해서 판단해야 한다.


신속 진단 키트의 정확도가 다음과 같다고 한다면 정말로 내가 독감해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 것인가?

. 양성 환자를 양성으로 판정하는 확률(독감 -> 독감) = 90% (이를 검사의 민감도라고 한다.)

. 음성 환자를 음성으로 판정하는 확률(독감 아님 -> 독감 아님) = 95%(이를 검사의 특이도라고 한다.)


위의 결과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Logic Tree를 만들 수 있다.


조건부2.png



검사 키트에 의해 독감으로 판정이 되는 경우는 실제 독감인 경우 4.5%, 톡감이 아닌데 오진한 경우 4.75% 두 가지 경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병원에서 검사키트에 의해서 독감 양성 반응이 나왔을 때 실제 독감인 경우는 4.5% / (4.5% + 4.75% = 9.25%) = 약 48.6% 임을 알 수 있다.

독감 양성 환자로 판정된 9.25명 중에 실제 독감인 환자는 4.5명이라는 뜻이다.

이렇듯 조건부 확률은 병에 대한 오진 확률을 감안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 고전적 확률 : "전체 인구에서 독감일 확률 = 5%” → 검사 전 사전확률

. 조건부 확률 : “양성 판정받은 사람 중 실제로 독감일 확률 ≈ 48.6%” → 검사 후 조건(키트 정확성) 반영


조건부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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