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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하 Oct 10. 2015

라오스의 숨겨진 보석, 루앙프라방

열 장의 사진으로 보는 루앙프라방의 풍경

취향저격 루앙프라방


라오스여행 사진을 정리하면서 가슴이 한 편이 뭉클하다. 그건 아마 '그리움' 때문이겠지? 


 '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 방영 이후로 많은 한국사람들이 라오스를 찾고 있다. 대부분의 라오스 여행자들은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프라방 이렇게 세 도시를 거친다. 세 도시 모두 다른 특색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비엔티엔 : 라오스의 수도이자 관문도시 (라오스를 대표하는 공항 왓타이 국제공항)

방비엥 : 배낭여행자의 천국 블루라군으로 유명한 곳 (튜빙, 카약, 동굴탐방 등의 즐길거리)

루앙프라방 : 라오스의 옛 수도, 전통과 역사가 남아있는 곳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 라오스 루앙프라방 왕궁박물관 맞은편 벤치에 앉아 있는 커플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프라방 - 문제는 어디에서 얼만큼의 시간을 보내느냐이다. 라오스 여행기간 8일 중에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프라방의 비율을 2일, 2일,  4일로 할 것이냐  2일, 3일,  3일로 할 것이냐 결정을 짓기가 참 어렵다. 직접 가보지 않는 이상 어디가 더 좋은지는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라오스 여행을 다녀오면 크게 방비엥 파와 루앙 파로 나뉜다. 액티비티에 열광하는 방비엥 파와  고풍스러운 풍경을 즐기는 루앙 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세 도시가 모두 다 좋았지만 한 곳만 꼽으라면 루앙프라방이다. 


편애일지 몰라도 '루앙프라방'은 지명부터가 마음에 든다. 한국에는 경주가 일본에는 교토가 라오스에는 루앙프라방이 있다. 루앙프라방은 역사와 전통이 남아있는 고풍스러운 문화도시이다. 서쪽으로는 메콩 강이, 복동쪽으로는 칸 강이 흘러 마치 섬 같은 느낌마저 든다. 낯선 도시에 가면 경계심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곳은 전혀 그렇지 않다.   


루앙프라방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마을 한바퀴를  돌아보거나 동네를 어슬렁 거리며 사원 구경을 하는 것이 전부다. 얼핏 보면 모두 비슷해 보이는 사원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원마다 특징이 있다. 구경을 하다 배가 고프면 시장에 가서 샌드위치와 생과일 주스를  사 먹거나 에어컨이 나오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 그만이다. 하루쯤은 근교로 나가 꽝시폭포나 빡우동굴에 가는 것도 좋다. 


해 질 무렵이면 푸씨산에 오른다. 정상에 올라 일몰을 보고 내려오면 야시장이 열려있다. 야시장에는 주로 기념품을 파는데 라오스여행 선물로 살만한 것들이 많다. 시장 구경을 하고, 라오비어를 한 잔 걸치며 하루를 마감한다. 




▲ 뚝뚝을 타고 루앙프라방 시내로 들어가는 길 


루앙프라방 공항은 라오스 대표 공항인 비엔티엔의 왓타이 국제공항보다 훨씬 신식 건물이다. 공항 입구에서는 무조건 택시를 타라고 한다. 하지만 짐을 끌고 조금만 마을로 걸어나가면 더욱 저렴하게 뚝뚝을 이용할 수 있다.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짠순이 기질이 더욱 힘껏 발휘된다. 



▲ 루앙프라방의 메인스트리트 - 밤에는 나이트마켓이 열려 다른세상이 된다. 


루앙프라방의 메인스트리트는 두 얼굴을 가졌다. 낮에는 평화롭고 한가한 모습인데  저녁이 되면 깜짝 놀랄만한 광경이 펼쳐진다. 이 거리에 빼곡히 야시장이 들어선다. 



▲ 왕궁박물관 앞을 지나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 


자전거를 탈 줄 안다는 것은 여행에 있어 굉장한 이득이다. 어렸을 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준 아빠께 늘 항상 고맙다. 루앙프라방에서도 자전거 만큼 좋은 교통수단이 없다. 날씨가 더워 도보여행은 쉽게 지칠 수 있다. 



▲ 루앙프라방 어느 골몰 쌀국수집


무심코 들어간 집이 맛집이라면 그것도 행운이다. 너무 배가 고파 가이드북을 찾을 여력도 없었다. 골목에 있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 쌀국 수 두 그릇을 시켰는데 국물도 맛있고 쫀득한 면도 맛있다. 허겁지겁 쌀국수 한 그릇을 다 비웠다. 루앙프라방의 매력은  'Good People, Good Food, Good  Price'이다. 



▲ 루앙프라방 근교 꽝시폭포 


루앙프라방 거리를 걸으면 뚝뚝 아저씨들이 꽝시? 꽝시! 하며 손님을 모은다. 꽝시 폭포로 가는 미니밴 이용 팁은 호텔에서 예약하는 것보다 메인스트리트에 있는 여행사를 찾아가 발품을 팔아 흥정하는 것이 훨씬 싸다. 


루앙프라방에서 남쪽으로 35km 떨어져 있는 꽝시폭포는 그야말로 놀라운 풍경을 선사한다. 폭포 소리가 엄청나다. 옥빛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천연 석회암 폭포이다. 산을 따라 여러 개의 폭포가 있는데 몇 군데에서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로구나! (개인적으로 방비엥의 블루라군보다 꽝시폭포가 훨씬 좋았다.)  달력에나 걸려있을 법한 풍경이 눈 앞에 있다니! 



▲ 루앙프라방의 불교사원


라오스의 사원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루앙프라방에는 30여 개의 사원이 남아있는데 겹겹으로 지붕을 쌓은 것이 특징이다. 이 지붕을 가장 멋지게 담으려면 사원 옆쪽에서 사진을 찍어야 가장 예쁘다. 사원 앞에는 뱀처럼 생긴 조형물이 있는데 이것을 '나가'라고 한다. 보통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의 나가를 볼 수 있다.  나가는 인도  신화에서 대지의 보물을 지키는 반(半) 신 격의 강력한 힘을 소유한  뱀이다. 



▲ 루앙프라방의 불교사원


오후 네 시쯤 되었으려나? 개미 한 마리 지나갈 것 같지 않은 고요한 사원 안마당에 활기가 넘쳐 흐른다. 어린 승려들이 하나둘씩 몰려나와 사원을 청소한다. 발밑에 떨어진 낙엽을 주워주니 수줍은 미소를 건넨다.



▲ 푸시산에 올라가는 길 쌍무지개가 떴다.


8월, 시기상으로 라오스는 우기이다. 다행히도 여행 기간 내내 밤에만 비가 내리고 아침엔 해가 떴다. 푸시산에 오르면 루앙프라방이 한 눈에 보인다.  난생처음 쌍무지개를 보았으니 이번 여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럭키다. 



▲ 푸시산 정상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

                                                                                                                                                                            푸시산 정상에는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며 다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일몰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붉게 물드는 하늘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마음이 힘들 때마다 우리는 일상 탈출을 꿈꾼다. 탈출하고 싶지만 어디로 떠나야 할 지 몰라 꾸역꾸역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강력한 탈출 여행지 후보로 루앙프라방을 추천한다. 루앙프라방은 사람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어 준다. 루앙프라방. 언젠가 꼭 또 다시 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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