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맨숀 여든 번째 이야기, 전시 '아이 웨이웨이:인간의 미래'입니다.
아이 웨이웨이의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2011년, 영국 미술 전문지 아트 리뷰의 ‘세계 미술계 파워 100인 중 1위’,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되기도 한 중국 출생의 예술가에요. 1979년 베이징에서 결성한 아트 그룹을 시작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세상에 메시지를 던져왔어요.
F___ YOU!
전시가 시작되는 6전시장의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처음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 있을 거예요. 오른쪽 벽의 ‘원근법 연구’라는 작품인데요, 원근법은 거들 뿐! 피사체 앞에서 날린 손가락 욕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에 대한 반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이에요. 다른 작품에서도 손가락 욕 모티브를 종종 사용하기도 합니다. 살짝 1차원적이고 중2병스럽다고 느꼈지만 이 작품은 무려 1995년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지금보다 더 경직되었을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과감한 시도를 해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자유와 권리를 위해 외치다
중국 유명 시인의 아들인 그는 정치적 이유로 가족들과 함께 유배되어 1975년까지 어린 나이에 갖은 수모를 당했다고 해요. 이런 배경 때문에 예술을 통해 조국의 사회와 정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작업에 꾸준히 담아왔었고요. 그러다 2008년, 쓰촨 지진 관련 작품을 통해 중국 정부의 부조리를 알리게 된 것을 계기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유럽 각국을 떠돌게 되었죠. "나 자신이 바로 국제 이슈다. 내 생명, 내가 처한 상황이 세계적 문제의 일부다."라고 인터뷰하기도 한 그는 이제 난민, 홍콩의 우산 혁명 등 세계의 문제까지 범위를 확장하여 작품에 담아내고 있어요.
조각에서 영상까지
그의 작품 중 회화, 조각, 설치미술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나 영화 같은 영상 작품들도 베니스영화제나 선댄스 영화제 같은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어요. 이 전시에서는 최근 COVID-19의 발생지인 우한의 상황을 다룬 영화 ‘Coronation’, 멕시코의 교육대학 학생들의 실종사건을 다룬 ’Vivos’ 등 그의 영상 작품 7점이 무료로 상영되고 있어요. 몇 십분의 긴 러닝타임 탓에 전시관 안에서 작품을 끝까지 관람하긴 어려운데, 아이 웨이웨이의 홈페이지에서 상세 정보를 확인하거나 VOD를 구매해 감상할 수 있다고 해요.
행동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준 전시
전시는 아이 웨이웨이의 #runforourrights 캠페인 정보와 그와 관련된 서적, 인터뷰 등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64세의 나이에도 꾸준히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그의 모습에서 제일 감응을 받았는데요, 이렇게 정치&사회적 이슈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예술을 ‘행동주의 미술’이라고 지칭한다고 해요. 예를 들면 뱅크시나 게릴라 걸스가 있죠. 저도 신념에 따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꾸준히 행동하고 지켜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전시였습니다. :)
전시는 서울관 통합권(4000원)으로 입장 가능한데요, 해당 입장권으로 다른 전시들도 관람할 수 있다고 해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다양한 전시가 함께 열리고 있으니, 관심있는 입주민 분들은 하루를 문화의 날로 잡고 쭉 둘러보고 오시길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전시명: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Ai Weiwei: Defend the Future
전시기간: 2021. 12. 11.(토) ~ 2022. 4. 17.(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6, 7전시실, 미디어랩, 미술관 마당 및 복도 공간
출품작: 설치, 영상, 사진, 오브제 등 120여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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