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6

by Eunhee Cho

어제는 협재에 사는 메가옵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운영하고 있는 게하가 팔리면 떠날 것 같다. 나도 떠나야지 하는 마음이 70프로에서 79프로쯤으로 상승했다. 물론 나는 팔지 않을 것이다. 돌아올 곳은 두고 떠난다. 나는 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국내여행을 하고 싶어서 청주에서 부여? 괴산? 충주? 군산? 남해? 그리고 부산.. 등 여기저기 생각해보고 있다. 버스터미널에서 어디로든 갈 수있겠지. 그 점이 최근 들어 다시 육지 살이를 하고 싶어진 큰 이유 중 하나다. 물론 마음은 이래도 1년간 잘해야 한두번 갈까말까 할지도 모르지만. 언제든 육로로 다른 도시로 떠날 수 있다와 그렇지 않다는 확실히 다르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곳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제주는 다른 의미로도 '섬'이다. 동서남북 아직 안 다녀본데도 많은, 넓은 섬이지만 섬은 섬인 것이다. 육지에서 똑 떨어진 곳이다. 비행기를 타야만 어디로든 나갈 수 있다. 물론 배도 있긴 하지만 비행기보다 더 제한이 많은 것이 배다.

서귀포에 사는 준호와 헤어진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지만 애매한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왜 처음에는 서로 다른 것들 다 포용해줄 수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럴 수 없게 되는 걸까' 하는 질문을 던졌었다. 그러고보니 장소와도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설레고 아름답고 다 받아들일 수 있다가, 언젠가는 떠나야겠어 라는 마음이 짙어진다. 연인과 마찬가지로 싫어진 것은 아니다. 그저 불편한 것, 맞지 않는 것이 이전보다 나에게 크게 작용하는 것이겠지.

사람이 찾아오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숨은 공간에 글을 쓴다. 오프라인 상에서 사적인 공간, 상업공간이 따로 있듯이 디지털 세상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두해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지 않으면 다시 블로그에 솔직한 글을 쓸 수 있을까. 어떤 글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간의 제주살이와 쉬는동안의 일들을 말이다. 뭐든지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조금은 억지로 해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내 여행책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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