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5_0306

육지여행

by Eunhee Cho

(청주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역시나 이번에도 1시간 지연되었고
지금은 공중에서 착륙하지 못하고 있다
집에서 새벽 6시40분에 출발했건만.
청주의 안개인지 미세먼지 때문인듯
그러게 부산으로 가면 좋았쟈나
이것도 pms 때문이다
어떤 욕구에 꽂히면 요지부동 거기에만 집착하는 것.
이번에 집착하고 있는건 육지 여행, 그 중에서도 안가본(!) 소도시의 여행

언제나 육지에 오는건 쉽지 않았다
1시간 지연 쯤은 약과이고 2-3시간 이상도 허다
제주을 (잠시) 떠나고 싶은 이유 추가
얼마전에도 쓴거 같지만 장소와의
이별도 연인과의 그것과 같다.
좋을때는 싫은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싸안을 수 있지만
한번 헤어지기로 맘을 먹으면 헤어져야 할 이유를 무엇으로든 갖다 붙인다

'여행하고 싶다'와 '떠나고 싶다'는 다르다

영어로도 travel 과 leave (for)
여행하고 싶은건 아니고 떠나고 싶다
어디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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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공주로 이동

미세먼지가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 바로 공주에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왔다

2마넌에 너무 과분한, 물과 음료와 세면도구셋트와 따뜻한 잠자리와 조촐하지만 조식까지 포함

나의 '없을무'에 가까운 서비스를 반성한다

하지만 나는 손님 한명 한명을 응대한다. 요즘 게하는 파티 혹은 무인 시스템에 가까을 정도로 주인과 만나게 되는 일이 없다. 원래 손님을 응대했던 곳도 점점 그리 된다. 6년째 하고 있는 나는 왜 그런지 이해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 온다해도 그것은 지치는 일이다.

저녁에 카톡이 왔다. 지난주 게스트가 사진을 보내왔다. 그대로 있어주어 고맙다고.

아 그대로 있지 않으려는 지금 딴 생각, 1-2년 쯤 쉬어볼까 하는 나는 어쩌라고ㅜ

이런 게스트들땜에 조금 문닫고 쉬어야지 하는게 결정 하지 못하고 6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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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게하에서 바라보는 제민천이 너무 좋! 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방구석에서 풀꽃문학지를 읽었다. 공주의 시인 나태주님의 시가 이렇게 좋은줄. 힘을 뺀 간결한 시들이 나도 힘을 빼게 만들어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작년 이맘때 혼여했던 일본 교토가 생각났다. 그러고 보면 지난달 치앙마이는 여행이라고 할만하지 않았다. 너무 익숙했고 또 그렇다는 생각에 여행을 하지 않았다. 그저 살다가 왔다. 또 하나의 제주같은 곳이다.

제주를 떠나 육지에 새로운 곳에 당도하니 여행이 하고 싶어졌다.

공산성에 올랐다. 금강의 뷰가 너무 시원스레 펼쳐져 혼자 탄성을 뱉었다.

금강철교를 신이 나서 건너고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왔다. 1박 2일이 짧지만 아쉽지 않았?다면 그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마니 아쉽진 않았다. 조금 아쉬운 마음은 남겨두어야지 다시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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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공주까지도 1시간반이 걸렸는데 서울까지 한시간 반만에 왔다. 고속도로의 위력. 모든 길은 서울로 통한다. 대단한 도시다. 이제 제주의 속도에 익숙해져서 서울에 오면 이 속도감에 놀란다. 지하철을 타면 자꾸 내릴 곳을 지나친다. 제주에서 루즈해져있던 텐션을 다시 팽팽하게 조인다.

이런 텐션이 그리워서 아니 필요해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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