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참모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리더와 비교하여 참모는 능동적인 행동반경에 제약이 있다. 물론 참모도 온전히 혼자서만 일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조직을 이끄는, 또는 조직 간 조정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리더십의 기본적 역량은 필요하지만 결국 조직의 최종 의사결정 주체는 아니다. 이러한 제약조건에서 리더를 보좌하여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함께 이끌어 나가는 참모에게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그런데 먼저 한 가지 생각해 볼만한 부분이 있다. 참모 없는 리더는 있어도 리더 없는 참모는 없다는 사실이다. 역사 속 명참모들의 활약으로 조직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룬 1인자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참모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조직의 성패는 리더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참모의 중요성과 역할,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참모 역할을 하며 리더를 바꾸고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큰 조직이 아니면서 변화가 심한 환경이라면 좋은 참모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량은 리더를 알아보는 눈이 아닐까 싶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없겠지만 생각의 정리와 (누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에 만나게 될 리더를 잘 살펴보기 위해 아래와 같은 부분은 항상 염두에 두고 주기적 업데이트를 해야겠다.
비전과 목표
본인이 하고 싶은 것과 시장/고객이 원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지?
달성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구체적 계획/마일스톤, 필요 자원 확보/배분 등)
영위 중인 업의 본질을 짧고 간결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본인의 전문분야와 연관이 있는지?
리더 주변에 어떤 사람이 왜 함께 하고 있는지?
학습능력
전문 분야가 아닌 곳에서의 성공 경험이 있는지? 성공요인 중 통제 불가능한 영역을 알고 있는지?
업의 이해와 전략을 가다듬기 위해 평소 하는 구체적 행동은 무엇인지?
무언가 잘 되고 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조심하고 경계하는지?
반복하지 말아야 할 의사결정 실수가 무엇이었고 어떻게 반영 중인지?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여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지?
기록과 관련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구성원들에게 최근 어떤 질문들을 하는지?
진정성
본인이 원하는 것과 업을 하는 이유가 분명한지? 듣기 좋은 말로 좋게 포장을 하는지?
실패 경험을 이야기할 때 '나'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지? '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지?
감정/정서적 언어를 자주 사용하는지? 실제 그렇게 느껴지지 않지만 본인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는 단어가 있는지?
삶의 궤적을 이야기할 때 서사에 지나치게 집중하는지?
조직 및 구성원의 장점과 고민거리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지?
한고조 유방이 저잣거리를 떠돌던 시절 불한당들이 통일한 한나라의 재상, 장군들이 된 사실을 비유할 때 유방이라는 천리마의 꼬리에 붙은 파리들이라는 표현을 하곤 한다. 파리가 하루에 천리(千里)를 가기 위해서는 천리마 등에 타고 있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고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일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