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지나간다. 그런데 순간순간의 생각들을 모두 들어줄 사람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서, 떠오른 생각들은 잘하면 휴대폰 메모장에 겨우 한 줄 얄팍하게 남거나 그마저도 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 지금 생각하니 그날 저녁 일기장에라도 적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사라지는 것들이 아쉬워서 ‘글을 써야지’하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도 몇 번이나 그냥 지나가버리고 실행에 옮겨지지가 않았다. 변명하자면 습관이 안 들어서…. 기록도 습관인 것 같다. 나한테는 없는. 청소도 다 했고 이불 빨래도 했고 연락할 사람은 없고 너무너무 심심한 10월의 첫날에서야 그래 뭐라도 적는 걸 시작을 해보자 싶어서 노트북을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