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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혜 Eunhye Jeong Sep 25. 2020

오리가 되다

아침 산책 풍경

도시와 도시 사이
그득한 바닷물 위로
거무죽죽하고 꼬질한 오리 하나가
둥둥 떠있었다 

옛사람들이 물아일체 하며
자연 속에서 노닐곤 했다던데

오늘의 나는 
인공적인 풍경 
손바닥 만한 자연, 오리와 
물아일체 해본다.

어디서 그리 때가 탄 걸까?

그래도 잔잔하게 넘실대는 파도 결을 따라 노니는 오리는
무념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듯하다

그를 한참 바라보며
나도 둥실둥실 수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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