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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Feb 28. 2020

비가 오고 있는 봄날

빗방울 같은 행복도 함께 나린다

겨울에서 벗어나고자 봄에게 달려간다. 봄으로 향하는 길에 비를 만났다. 사람들은 동그란 우산으로 한 평이 안 되는 땅을 색색으로 가리운다.


차 소리는 빗길과 어우러져 울림소리로 부드러워진다. 빗길을 걸어본다. 차박차박.. 투두두둑.. 후드드룩.. 톡톡톡톡.. 주륵주룩.. 길을 걸으며 다양한 빗소리를 듣는다. 경쾌한 리듬은 마치 자연의 메트로놈이다. 가만히 자연의 박자에 귀를 기울인다. 귀는 창가 너머 길에 있고 여기의 마음은 편안하게 놓여있다.


모든 것이 씻기운다. 길 위에 쌓였던 것들이 흐르는 빗물에 쓸려간다. 비가 오고 나면 길이 깨끗해지는 이유다. 비 오는 날이 슬프지 않다. 방울방울 내리는 비에는 다음 날의 준비와 다음 하늘의 기분을 머금고 있다. 내일을 상상하며 오늘의 빗길을 본다.



비 내리는 날씨에 삶의 현재를 이입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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