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 1
다시 일년
하늘엔 뭉게구름 가득한 봄
사람들이 붐비던 어느 광장
사람들 중에서 네가 보였지
여름 버드나무는 드리워지고
푸른 마음은 발걸음을 풋풋하게 했어
여름밤의 별이 어디에 있어도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멀어져도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았지
하늘도 구름도 저만치 높아지고
사람들 중에서 우리는 깊어졌고
가을은 빛나는 노을로 물들었고
우리의 마음은 처음처럼
서로의 손을 그리워했지
높아진 하늘에서 하얀 겨울이 오던 날
내게 새겨진 너는 나에게 깊어져 갔어
겨울 영혼이 삶으로 물이 들던 날
우리는 어깨를 세상에 기대었지
여름의 빗방울을 보며 약속했던 일,
하늘이 몽글해질 때, 그 섬에 가기로 했지
계속 따뜻하기로 계속 웃기로 했지
사랑하기로 했지
이곳은 여전히 사람들이 붐비고
하늘의 별은 아직 많은데 빛나는데
어디에 있어도 연결되어 있다던
빛이 사라진 봄이 와버렸지
시든 봄이 와버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