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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Mar 15. 2020

다시 일년

자작시 - 1


다시 일년





하늘엔 뭉게구름 가득한 봄

사람들이 붐비던 어느 광장

사람들 중에서 네가 보였지


여름 버드나무는 드리워지고

푸른 마음은 발걸음을 풋풋하게 했어


여름밤의 별이 어디에 있어도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멀어져도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았지


하늘도 구름도 저만치 높아지고

사람들 중에서 우리는 깊어졌고

가을은 빛나는 노을로 물들었고

우리의 마음은 처음처럼

서로의 손을 그리워했지


높아진 하늘에서 하얀 겨울이 오던 날

내게 새겨진 너는 나에게 깊어져 갔어


겨울 영혼이 삶으로 물이 들던 날

우리는 어깨를 세상에 기대었지


여름의 빗방울을 보며 약속했던 일,

하늘이 몽글해질 때, 그 섬에 가기로 했지

계속 따뜻하기로 계속 웃기로 했지

사랑하기로 했지


이곳은 여전히 사람들이 붐비고

하늘의 별은 아직 많은데 빛나는데

어디에 있어도 연결되어 있다던

빛이 사라진 봄이 와버렸지


시든 봄이 와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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