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의 커뮤니티 연결 요소와 C2C 비즈니스의 미래
추억의 중고 거래
15년 전 처음으로 디지털카메라와 할인 상품권 중고 거래가 처음이었다. 네이버의 중고 카페를 통해 물건을 찾고 적정 가격을 확인하고 나서 연락한 누군가에게 입금만 하고 결국 물건을 받지 못했다. 그 후로 중고 물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간간히 네이버에서 제품을 검색할 때 보이던 중고 커뮤니티는 검색 결과에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꽤 오랫동안 네이버에서 검색했을 때 중고 카페가 새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보다 먼저 보였다. 그게 익숙한 네이버 세대에게 어쩌면 중고 커뮤니티는 매우 자연스로운지 모르겠다.
어려움의 상징이던 중고 물품의 거래는 과거 이미지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소비 활동이라고까지 여겨진다. 아마도 15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 경제가 성장했고 물가도 올랐으며 소득은 증가했다. 그리고 취향이 고급화되고 소비하는 물품들도 고급화되었다.
중고시장의 취향 데이터
8년 전 즈음 한국에서 c2c 중고 마켓은 되기 어렵다는 스타트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2년 전부터 당근 마켓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중고 제품을 검색 포털에서 검색하던 세대인 나는 네이버 카페나 커뮤니티는 익숙했지만 사기만 당했던 과거 경험상 이용하지 않았다. 나와 비슷한 세대이거나 이전 세대의 사람들은 온라인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길만한(?) 중고 업자를 통해 매매하거나 중고 매장에 가는 게 더 익숙했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미국에서 만들어진 craigslist라는 중고 거래 사이트 혹은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었다. 한국 내의 외국인들이 이사를 할 때면 냉장고 같은 백색 가전이나 가구들을 내놓는 곳이었다. 우연히 접한 craigslist에 매력을 느꼈다. 한국 속의 외국이 아닌 진짜 외국을 만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모바일로 넘어온 지 한참일 때 다시 중고 제품 구매를 찾아보게 되었다. craigslist로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판 유사 서비스를 찾게 된 것이다. 모바일 시대의 중고 시장은 과거에 비해 몇 배의 소비로 인해 많은 물건들은 취향과 특별함을 지지니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c2c 중고 거래 플랫폼의 재미는 누군가의 취향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중고 시장은 개인들의 삶이 녹아든 경험과 취향 시장이다. 중고 물품은 레트로 트렌드를 입고 동네 문화로 재탄생했다.
중고 시장의 라이프사이클
중고 시장을 방문 주기는 보통 이사 시기였다. 이사를 하게 되면 필요한 물품을 우선적으로 보게 되고 그 후에 필요가 채워지면 취향을 찾게 된다. 이 순서가 지켜지는 독특한 곳이다. 철저하게 필요와 취향 순으로 거래가 일어난다.
모바일은 이런 라이프 사이클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경제적 성장과 맞물려 중고 물품 거래 시장은 합리성을 띄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 같은 강제적 환경은 겪으면서 방문 주기와 구매 주기에 큰 변화가 생겼다. 더 이상 중고 업자에게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이 플랫폼을 활용하는 C2C 마켓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재택근무 시간이 늘어나면서 삶의 패턴이 변했다. 집을 정리하고 재정비하면서 집안의 가재도구들이나 불필요한 것들을 중고 시장을 통해 비우기 시작했고 취향에 맞는 일부로 채우기 시작했다. 비우는 재미와 채우는 재미는 중고를 통해 일어난다는 게 신기하다. 판매 물품도 많아지고 구매 물품도 많아진다.
경우도 많아지면서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당근마켓을 애용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나와 맞는 것 같으면 그 사람의 판매 물품 목록을 찾아본다. 때로는 내 취향의 전문가를 찾기도 한다.
당근 마켓은 동네 중고 물품 거래 문화를 만들어 냈다.
근거리 취향 커뮤니티
당근마켓을 사용하다보면 점차 네이버에서 하던 검색 습관이 일어난다. 자연스럽게 키워드를 넣고 검색을 하기 시작한다. 검색결과에서 답답하면 그 다음으로 서비스 / 플랫폼에서 해결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광고 / 관련 링크를 제공해 준다거나 (웹 결과) 등이 그 방법이다. 당근마켓은 간단한 게시판을 넣었다. 참으로 네이버 스럽기 그지 없지만 요 커뮤니티 기능이 성공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게시판이 아직 활성화 되지는 않았지만 규모가 커지만 반드시 게시판 기반의 커뮤니티 기능도 커질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코로나 효과와 세컨더리 마켓 (리세일)
보통 이사를 할 때 새 집으로 가면서 세트 가구나 세트 상품을 사면서 불필요한 물품까지 같이 구매가 일어난다. 취향에 타협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중고 시장에서는 철저히 필요 기반으로만 구매가 일어나기 때문에 중고시장에서의 마케팅 데이터는 무척 흥미로울 것이라 예상된다.
괜찮은 중고 시장은 필요라는 대중성과 취향이라는 마켓의 조합으로 실용적인 요소가 채워지면 취향으로 넘어가면서 플랫폼으로써 이어지는 변곡점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변곡점에서는 개인의 필요와 취향의 근거를 데이터로 볼 수 있게 된다.
코로나는 사람들이 세컨더리 (리세일) 마켓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어 줬다. 일반 사람들이 집안의 제품들을 중고 시장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눈에 띈다. 공고한 세컨더리 취향 마켓. 명품이 아닌 일반 브랜드의 세컨더리 마켓이나 희귀한 품목들이 세컨더리 마켓 안에서 거래 가격이 형성된다. 이들은 거대한 물건 담보 금융과도 연결된다.
너무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상상하는 것만 재미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중고 거래 플랫폼은 만들어지면 다양한 분야와의 접점이 많다. 그래서 한 번 형성되면 잘 무너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나도 아직까지 가끔은 craigslist를 방문하는 것처럼 말이다.
풀어야 할 숙제
당근 마켓처럼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잃지 않는다면 좋은 결실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여전히 어뷰징, 신뢰 문제, 그리고 수익 모델, 등에서는 지속적으로 도전과제가 있을 것이다.
그들의 행보에 응원을 하면서 오늘도 당근을 열어 동네 사람들의 취향을 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