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스타트업, 창업

사회 경제학적으로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유니콘 효과

by 십일월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기업 가치 1조 원이라는 것은 대기업에게만 허용된 숫자처럼 보였다. 특히 IPO(상장) 전에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이라는 건 더더욱 상상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아닌가. 그래서 2013년 에일린 리(Aileen Lee)라는 벤처 투자자는 이런 회사를 유니콘이라고 불렀는지 모르겠다.


어릴 때 만화로 보던 유니콘은 뿔이 달린 흰 말의 모습인데 경주용 말이나 조랑말로 그려졌던 기억이 있다. 간혹 날개가 있기도 했다. 공통적인 건 이마의 흰 뿔인데 거기에는 알 수 없는 힘이 있고 어린 소녀가 타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그 정체불명의 힘을 가지기 위해 유니콘을 찾아 모험을 한다. 소녀와 유니콘은 친구처럼 그려졌고.


욕망의 실현을 위해 정체는 모르지만 어떤 힘을 얻으려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힘의 주인은 순수함 아닐까. 혹은 순수함만이 유니콘을 조종할 수 있는 걸까.




욕망의 삼박자


나름의 다이내믹한 경험들을 뒤로 하면서 스타트업들과 자본 시장의 중간 어디 즈음에 서 있다. 경계선인 모를 지점이지만 보이는 게 많은 위치다 보니 유니콘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뭘까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자본 수익률을 실현하기 위한 자본가들의 욕망, 성공하고자 하는 창업가의 욕망, 유니콘을 통해 한 나라의 미래 경제 성장을 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욕망.

욕만의 삼박자를 가지고 잡힐듯 말듯 유니콘을 쫓고 있다.



스타트업계로 왔던 2012년 당시 유니콘은 실리콘밸리에만 존재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다가 2014년 하반기 즈음 옐로 모바일이 유니콘이라는 단어를 들고 왔다. 당시 '이노버즈', '피키캐스트' 등의 대표와 친분이 있었는데 옐로모바일 그룹에 속속 합류가 되었다. 내게도 비슷한 제의(?)가 왔지만 하루가 다르게 주변 회사들이 옐로 모바일 빨려 들어가듯 합류되는 것을 보면서. 아 나는 그렇게(?) 흡수되는 것은 싫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다.


당시 대형 광고회사 혹은 작은 스타트업이었던 토스. 어디에 회사를 흡수시킬지 고민하다가 토스를 선택했다. 이게 신의 한 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


이후 신기한 인연이지만 토스에서 짧고 굵은 경험을 얻고 옐로 모바일 그룹 산하인 옐로 금융그룹(데일리 금융그룹, 당시 산하에 약 30여 개 핀테크 스타트업 그룹)으로 갔다.


유니콘이라 불리던 회사에 합류해서 (당시에는 없던 프리 유니콘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하던 토스를 지켜봤다. (지금이야 프리 유니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동시에 몸담고 있던 프리 유니콘(옐로 금융 그룹)의 실체와 지금 창업한 회사를 운영하면서 유니콘의 해체를 지켜봤다.


참으로 묘했다. 유니콘의 전과 후의 단계가 만들어지는 판의 경험은 지금 생각해 봐도 참 흥미진진하다.





유니콘의 구성 요소


단어가 대중적이 되면 쉬워 보이지만 대중성을 가지기까지의 확률은 0.01% 정도인 거 같다. 지금이야 빅히트 혹은 BTS를 알지만 시장에서 그들은 온리원이닼 그만큼 가능성 점치기가 힘들다. 유니콘은 만들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삼박자 욕망이 여기저기 분출하고 있다. 준비 되어있고 운이 닿을 회사라면 그래도 지금이 가장 쉽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첫 번째 거대하고 끈질긴 모험자본이 필요하다. 스타트업과 자본 시장을 교차하면서 보게 된 실리콘밸리와의 차이점이 있다.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찐 모험자본과 그로스 캐피털(Growth Capital·성장기업 투자자금)'이다.


그나마 개인 투자 조합의 활성화(전문 엔젤 등) 등으로 시드 단계에의 투자금은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조금씩 해소되고 있지만 마켓 플레이스 자체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한편 시리즈 B와 C 단계까지 넘어가기 힘든 여러 이유가 있지만 C 단계에서 투자 계단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프리 유니콘에서 500억 원~ 10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 정도 규모의 경영 참여형 PE, 사모펀드 중심 M&A는 흔하다. 그러나 VC는 적다. 한국도 500억 이상 규모의 대형 VC펀드들과 배짱, 그들의 전 세계 네트워크이다.



두 번째로는 쓰러지고 다시 쌓기를 반복하는 인재 탑이 필요하다. 초기에 수없이 인재들의 인 앤 아웃이 있다. 이 때문에 금방 작은 조직에서 번아웃이 일어나기도 한다. 인재 탑을 쌓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때로는 빠른 유니콘 진입을 위해 인력들이 모여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도 무척 권장할만하다.


나 역시도 토스에 마케팅 인력 흡수의 형태로 된 매각으로 흔하지는 않은 케이스이다. 보통은 개발팀 인력 흡수를 위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규제가 강한 분야에서는 마케팅 등의 특별한 기능의 흡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토스가 그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인재 탑은 여러 방식으로 쌓을 수 있다. 직접 쌓거나 기능별 흡수를 하거나. 많은 스타트업들이 소리 소문 없이 하고 있다. 인력과 기능의 흡수와 기업 가치의 흡수는 다른 이야기이다. 기능과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그것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업 가치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대표적인 예가 옐로 모바일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해 보이지만 실제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는 실체가 존재해야 하는데 옐로 모바일의 경우 자본과 기업 가치에 집중하다 보니 실체들을 챙기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에 큰 파장은 있었지만 누군가는 시도했기 때문에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 분명 있다. 이런 방식도 시행착오로 보완돼서 성공하는 모델로 업그레이드가 되면 좋겠다.



마지막 세 번째로 샌드박스 같은 규제에 관한 특별한 제도가 필요하다. 토스나 데일리 금융그룹에서 다양한 핀테크 회사들을 직간접으로 경험하면서 느낀 점이 특혜(?)이다. 당시는 샌드박스라는 제도가 없이 다 같이 고생하고 있었는데 특별한 기회를 통해 시장을 개척하게 된 경우가 두 회사이다.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산업을 만들어 내서 핀테크가 집중 육성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샌드박스도 지속적으로 트렌드와 시장의 방향을 잡아가며 규제를 혁신하는 스타트업에게 더욱 필요한 제도가 되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스타트업이 샌드박스에 도전해서 좋은 결과를 낳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니콘 효과


스타트업에서는 단순한 업무는 없다. 생각을 해야 하고 결과가 있어야 한다. 생존을 해야 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눈에 띄어야 한다. 그 때문에 스타트업에서는 자본을 빠르게 확충해서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던 사회 초년생이던 실력 있는 인재를 흡수한다.


인재들이 회사의 미래에 모험을 거는 모험 수당이 곧 연봉으로 반영되고 스타트업이 내거는 최신 기술과 서비스 트렌드가 반영된 직무 경험과 경력을 쌓아간다. 이렇게 완벽하게 디지털화된 인력은 다시 새로운 스타트업으로 흘러 들어가거나 대기업으로 가거나 등의 여러 새로운 가능성을 낳는다.


스타트업을 경험한 인재들은 새로운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대기업이나 일반 조직으로 흡수돼서 사회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해결하기도 한다. 대기업이나 많은 회사들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팀들(스타트업에서 2~3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은)을 흡수하는 것이 빠르고 자연스러운 해결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대학이 인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인재를 만들어 낸다. 스타트업 경험이 쌓이고 성숙되면서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순환(사이클)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이런 사회적 비용 절감의 효과. 또한 유니콘은 사실 대기업과 비교해 봐도 경제적 효과도 크다. 대기업 하나를 만들기 위해 100년을 기다릴지 유니콘을 통해 5~8년을 기다릴지 선택하라고 하면 다들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유니콘의 결과에 대해 사람들은 크고 빠른 기대감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다들 유니콘을 희망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참고글: 커뮤니티 비지니스의 미래 https://bit.ly/2FMMwX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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