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소박해서 '완벽한 날들'

일기라는 자기돌봄...9. 나의 퍼펙트데이즈

by 오후의 산책

영화‘퍼펙트데이즈’의 추구미는 단순함입니다.

독일의 빔벤더스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 일본 공공화장실에서 일하는 '그'의 일상을 담담히 그려내죠.
혼자사는 '그'는 아침에 일어나 키우고있는 집안의 작은 식물들에 물을 주고 좋아하는 올드팝을 반복해서 듣고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남들이 기피할만한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도 스스로 만족할줄 아는 사람입니다. 힘들어보이는 이에게 보이지않는 배려를 베풀기도 합니다. 햇빛에 일렁이는 나뭇잎(고모레비, komorevi )을 감상하는걸 최고의 즐거움으로 알고, 오래된 서점에서 중고책을 사서 읽고, 퇴근후 깨끗이 씻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정도의 사치를 더없는 행복으로 느낍니다.
'그'의 삶은 단촐하고 소박합니다. 적게 가지고 적게 누리지만 '지금,여기' 를 충만하게 삽니다. 어제의 햇빛과 오늘의 햇빛의 색감과 질감이 얼마나 다른지 살피고 느끼며, 다시 오지않을 현재를, 그 순간을 천천히 음미하죠. 얼마만큼 가지고 무엇에 시간을 쓸까 ,고민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덜어낸 삶이 '그'의 삶일겁니다.


어느 완벽한 하루들이 내게도 있지요.

지난 여름에 찌는 더위를 피해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에 갔던 날도 그랬습니다. 관람료 2천원을 내고 시원한 건물 지하에서 미술작품을 맘껏 눈에 담고 더위가 식을 무렵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름이라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삼청동 거리를 천천히 걸었던 날은, 나에게 완벽한 하루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날, 더위가 사그러드는 저녁은 선물처럼 느껴졌고, 적은돈으로도 하루를 충만하게 지냈고, 더 이상 원하는게 없는 충만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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