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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재 Apr 07. 2022

뉴욕의 트랜스포머 버스

21, 미국에서였다. 어느  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가  정거장에 섰다. 그리고 기사님이 무언가를 조작하니까 무슨 트랜스포머처럼 버스 높낮이가 바뀌고 뒷문쪽에 휠체어가 올라올  있는 경사로가 생겨났다. 그리고 휠체어를  사람이 버스에 탔다.


체감상 한 3-4분 걸렸나. 다들 아무렇지 않은 건지, 그런 척을 하는 건지. 여튼 버스가 한 사람 태우려 그렇게 오래 서 있는 상황 자체가 신기했다. 그걸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했다고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사회가 그런 "불편"을 감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도 있을 듯. 게다가 뉴욕엔 장애인이 참 많았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지내다 한참 후에 깨달은 건, 뉴욕에 장애인이 많은 게 아니라, 한국에 장애인이 다 집에 갇혀 지내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사회가 몸 건강하고 대학 나오고 일 열심히 충성하고 야근도 견뎌가며 하는 사람들 위주로 돌아가도록 되어 있으니, 당연히 그들은 자리가 없겠지.


"나 월급 벌어 먹고 살기도 바쁜데 장애인들 대중 교통 타고 내리느라 낭비되는 시간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시각은,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너무 반복되는 패턴 같다. 힘을 합쳐서 사다리 위쪽으로부터 같이 무언가를 얻어내야 할 사이이지만, 그건 생각 안하고 그 조그마한 파이를 지키겠다고 역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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