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야야 너의 새로운 감정을 환영해 축하해
낮잠을 조금 자고 일어나 보니
오늘 초2 겨울방학을 시작한
서아가 불안하고 불편한 표정으로
티브이를 보다가 나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이 되지만
모르는 척 무슨 일인지 묻지 않았다.
내가 소파에 앉아 함께 티브이를 보니
내 옆에 쓰윽 앉더니
“엄마한테 이 말을 해야 하나?…힝”
이러고 울려고 한다.
나는 그제야 ”무슨 일 있어? “
물어보니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러면서 혼잣말을 또 한다.
(궁금해죽겠지만 무슨 말? 이런 식의
간접적 “말해”뉘앙스를 풍기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서아가 내게
서아 : “엄마 비밀이 하나 생겼어”
나 : 오, 비밀이 뭔데? “
서아 :(집에 단둘이 있는데도)
귓속말로 ”엄마 나…
남자한테 관심 생겼어 “한다
나중에 들으니
남자 연예인에게
관심이 생겼던 것이다
_
(풉, 사랑스러워라)
나는
주책맞게 관심 있는 그놈은
대체 누구일까…?라는 궁금증뿐
나 : “서아 누 구힌테 관심 생겼는데?”
물으니
서아 : “아니 그런 건
안 물아봤으면 좋겠어”
라고……………….
(하… 너무 궁금한데…)
이제 곧 초3이 되는 서아에게
새로운 감정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을 축하한다.
그런데 서아는 본인이
느끼는 그 감정이
이 세상에 검증되지 않은 것일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엄마도 내 나이에 그랬어?”를
거의 매일 모든 순간
낯선 감정이나
상황이 오면 나에게 묻는다.
오늘은 그 감정이 너무 불편하고
어렵고 많이 낯설었는지 막 울면서
“아빠한테 꼭 비밀이야”라고
(아빠가 들으면 진심 속상할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ㅎㅎ)
아이들은 참 섬세하고
엄마가 우주라는 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관계라는 것에 있어서
조용히 묵묵히 그 자리에 있어준다면
상대방은 천천히 먼저 마음을 연다는 것
자연스럽게 비밀을 공유하며
끈끈한 우정이 쌓인다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서아와 나의 관계에서
나의 역할을 나와 남편의 관계에선
남편이 해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새롭게 깨닫고 배우는 것들은
어떠한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엄마에게 서아가 만들어주는
특별한 케이크
나는 카푸치노를 좋아하고
당근과 양배추를 메인으로
채소과일식을 한다
우리 딸 정말 감동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