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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타치 Nov 13. 2023

쓰고 또 씁니다.

슬초 브런치프로젝트 2기

 외출을 할 때 책이 들어가는 가방을 고른다. 회색 코트엔 회색 가방을 들어야 깔맞춤인데 크기가 작다. 몇 개 없는 가방들 중에 뒤적거린다. 까마귀가 손바닥 만하게 그려진 쨍한 빨간색의 에코백을 어깨에 둘러맸다.


 '슬초 브런치프로젝트'를 시작한 후로는 필기구도 넣는다. 사냥한 글감을 메모하기 위함이다. 뒤돌아서면 까먹는 기억력으로는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다. 금방 잡아 팔딱거리는 날것 그대로를 건져 올려야 한다. 시선이 닿은 구석구석을 펜 끝으로 빠르게 옮겨 적는다. 유명한 작가들이 자다가도 떠오르는 글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머리맡에 수첩을 둔다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이미지 출처 Pixabay

 이은경 작가님의 수고로움으로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렇게 결성된 것이 '슬초 브런치프로젝트'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작가라는 꿈의 버스에 간신히 매달렸다. 온 마음과 정성을 기울여주는 선생님들이 이끌어 주고 있다. 함께 쓰는 동기들은 또 어떤가. 150여 명이 모였다. 같은 지점을 바라보는 이들을 이제야 만났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프로젝트에서 정하는 마감 날짜보다 빠르게 마치고, 긴 분량의 글을 자유자재로 써재끼는 능력자들. 그들이 발행한 글을 읽다 보면 수려한 글솜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술술 읽히고 유머와 감동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지난주 '슬초 브런치프로젝트'강의에서 이은경선생님이 알려준 팁은 이렇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세요." 

읽긴 읽는데 머리에 남지 않아서 뭘 읽었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 궁금했다. 잘 쓰는 작가들의 뇌 구조는 좀 남다른 것이 아닐까.

"문장과 단어에 집중해 보세요. 멋지다고 생각하는 표현에 줄을 긋고 따라 써보세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 아시죠."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쳐본다. 쓰고자 했던 문장과 단어들이 매직아이가 되어 튀어나온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문장을 모으기 시작했다.

"교실의 문장 수집가가 되어서 아이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말들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문장이 모이고 선과 색이 쌓일수록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세심한 눈으로 관찰하게 됩니다. 저는 문장 수집가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며 글을 쓰는 이현아 작가의 문장들이 따뜻하고 반짝일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나와 연결된 세상에 관심을 갖고 그 안에 꼭꼭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찾고자 한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좋은 글이 먼저 일까 좋은 사람이 먼저일까.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처럼 철학적인 질문이 꼬리를 문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수고로움이 필요할까. 지금 내가 찾은 답은 쓰고 또 쓰면 된다는 것이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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