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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디타 Nov 09. 2022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

내 감정은 내가 선택해


때때로 감정(생각)에 속아 섣부르게 판단하게 될 때가 종종 있다.

돌아보면 화내지 말걸, 더 잘해줄 걸 후회가 남는 일들  혹은 좋게 비치는 말조차도.

왜 그렇게 과장해서 이야기했지, 그때 그런 말 굳이 안 해도 되었는데...


매일 아침 해야 할 루틴을 정해놓고 하나의 의식처럼 해왔었다.

정해둔 일들을 해야 마음이 덜 찝찝하달까!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나는, 아버지가 집에 계실 때 살짝 긴장해 있는다.

집중할 수 있는 최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매번 노크 없이 들어오는 아버지가 계셔 불편했다.

아침부터 한 껏 신이 나셨는지, 집안 곳곳을 돌아다시며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가 오늘따라 힘들었다.

만약 내게 해야 할 일들이 없었더라면,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다음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해야 할 일들을 더 이상 집에서 할 수 없다!라는 결단에

후다닥 집 밖을 나섰지만 아버지는 장난을 걸며 나오는 길까지 따라오셨다.

이미 마음이 여유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그 모습에 웃을 수가 없었다.


불편한 마음과 함께하는 일이 내게 무거웠던 게다.

할 일을 제 시간 안에 할 수 없다는 것과 굳이 그렇게 아버지에게 딱딱하게 굴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교차했다.

그래서 모르게 눈물도 훔쳤다. 이건 어떤 서러움도, 슬픔도 아니었다. 최선의 선택을 못한 나의 아쉬움이었다.


나는 아버지를 향한 내 마음을 '미움'을 선택했다.

그 이후, 다시 아버지에 향한 내 마음을 '사랑'을 선택하기로 수정했다.


<서울 체크인>에서 옥섭 감독님이 이런 말을 했었다. '미워할 것 같으면 사랑해버린다' 혹은 '귀여워해라'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이 아주 인상 깊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이야기한 맥락에는 대상에 대한 '관점(시선)'이었다.

어떤 대상이 미운 행동을 한다는 건, 나에게 미운 것이지

그것이 결코 다른 이에게 미운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귀엽게 볼지도 모르겠다.


그 말은, 그 대상을 얼마든지 귀엽게 볼 수 있다 라는 말도 된다. 얼마든지!

그러나 때때로 여유가 없어, 그런 생각조차 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대상의 미운 점만 보일 때 그 대상을

'사랑 해버 리거나 연민을 통해 자비심을 낸다거나, 귀여 해버리기' 정도로 대상을 안아주길 선택해보면 어떨까 제안해본다.


그 사람이 잘 못했는데, 왜 내가 그런 마음을 내야 하지?라고 생각이 든다면

그 일은 대상을 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 마음을 위한 것이다.

하나의 생각(감정)으로 인해 얼마나 내 하루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 알 것이다.


나는 이것을 주체적으로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든 감정이나 생각에 의해 나의 하루를 시무룩하게 만드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고 싶진 않을 것이다.

주체적이라는 것, 결국 나의 마음의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즉, 감정과 생각이 나에 의해 움직이는 것 (수동이 아닌 능동으로)

그것이 내가 삶에 주인이 되어 지내는 일이 아닐까!


미움도 사랑으로 안아줄 수 있는 날들이 오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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