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어설픈 오늘에 집중하기

답은 내 안에, 과거에도 미래에도 없다.

by 고은지

한 살 더 먹었다.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라지만 앞자리 수가 바뀐다거나 초반에서 중후반으로 간다거나 하는 경계선에서는 의식적으로 내 나이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 5년만 젊었어도...!’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내 몇 해의 세월은 어디로 갔을까. 아니 어떻게 살아냈을까.


내가 나를 완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 머리가 아닌 몸으로 부딪힌 것은 또래보다 한참 늦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평균적인 삶을 사는 데 익숙했었고, 생애 단 한 번뿐인 이십 대 대부분의 생활도 열정보다는 열심에 가까웠다. 돈과 능력 같은 나만의 무기를 장착해야 홀로 생존할 수 있다는 감각에 둔했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같은 단순한 물음에도 아리송했던 시절. 나를 마주하고 대화해 본 적 없어 배회하기만 했다.


5년이나 젊어져서 어떻게 살아내고 싶을까. 그땐 조금 더 과감하게 차선이 아닌 최선을 고르지 않을까. 용기와 확신이 부족해서 내가 안전할 것처럼 보이는 대안을 더 쫓았던 것 같다.


이제 또 새해가 되었고 새로운 시간이 매 순간 덮쳐온다. 앞두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가족, 독립, 결혼, 일, 돈, 건강...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들로만 거르고 걸러도 챙겨야 할 것이 정말 많다. 어떻게 현명하게 살 수 있을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고 찾으며 걱정하고 걱정한다. 난 그렇게 못 하고 있는데 언제 다하지. 모든 일들이 아주 거대한 덩어리처럼 느껴지며.


애초에 다 가지지 못한 나를 계속 탓하고 버거워한다.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면 될 것도 마음이 조급해진다. 사실 지금이 제일 빠르고 젊을 때인데 말이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다 잘하고 싶다.


내가 제일 어설픈 오늘. 과거를 자꾸 기억하고 미래를 자주 두려워하지만, 그럴 때마다 결론은 하나다.


오늘 하루에 집중, 내 안에서 더 답을 찾고 주변에 휘말리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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