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을 몰래 환영하며!
나는 추운 겨울을 싫어했다. 휑한 거리, 움추러든 몸, 노곤함, 생기 없음. 내가 떠올리는 겨울 이미지. 겨울이 시작하기도 전에 나무에 이파리 떨어질 걱정부터 하는 사람, 그게 나였다.
연말이 되니 마음이 평소보다 더 분주해졌다. 올해는 좀 더 의식적으로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기 때문! 시간이 겹겹이 쌓여 인연이 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한 템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각자에게 어울릴 선물을 고르고, 작은 메시지 카드에 그동안 상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고마움을 글씨에 눌러 담았다.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돌아보며 새 겨울을 맞이했다.
바깥은 늘 같은 일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밤이 깊어지면 겨울을 알리는 불빛들이 채워진다. 그 빛으로 차가운 공기를 잠시 잊어보기도 한다. 그 빛을 같이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빼앗겨보기도 한다. 그렇게 내 겨울이 꼼꼼히 색칠된다.
준비한 선물과 카드를 나누어주었다. 그런데 바로 마음이 하나 더 왔다. 나처럼 홀로 무언가를 준비한 사람들. 따로 시간을 내어 겨울에는 마음을 꺼내야지 결심했을 이 사람들의 뒷장면이 그려졌다. 우리는 겨울을 핑계로 조용히 숨어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눈처럼 쏟아진다. 펑펑 내려도 모든 것을 받아줄 것이라 믿고.
나는 이제 겨울에 녹아든다. 사람들의 기쁨, 환희, 즐거움에 나도 촛불처럼 넘실거린다. 따뜻한 겨울이라는 말이 안 되는 계절을 좋아하는 사람이 된다.
p.s.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