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의 덫에 걸려 발버둥치는 나

정돈되지 않은 내가 결론 없이 넓어진다.

by 고은지

심각할 거리가 없는데 괜히 울적하고 답답할 때가 있다. 내가 왜 이런 기분을 느낄까 원인을 알아내고 싶은데 알 수가 없어서 그게 또 답답한 것이다.


이럴 때면 나는 일상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틈이 난 시간 사이로 날카로운 생각의 파편들이 박힌다. 박힌 조각들은 작은 고통을 수반하고 나는 결국 모난 반응을 한다. 신경이 곤두서서는 사사로운 말이 가시 돋친 말처럼 들리고, 집중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일들로 시간을 버리고 있는 것 같아 싫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좀 예민하면 안 돼? 이게 내 기분이라는데! 점점 나에게 파편이 박힌 것인지 내가 파편 자체가 된 것인지 헷갈린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 지금 뭔가 다 내 뜻대로 하고 싶었던 거 아니야?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말하지 않거나 상황이 내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마치 내가 부당함을 당한다고 느끼는 것인가! 그래서 괜히 울적하고 답답한 것인가! 이 기분이 너무 과하다면 대체 나만의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혼란스럽다.


확실한 것은 그런다고 일도 관계도 완벽히 내가 바라는 그대로 바뀌진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은 내려두는 연습, 모든 것이 나와 잘 맞기를 바라는 그 기대를 덜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랬다 저랬다 알 수 없는 나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과 사람들. 현명한 정답처럼 판을 짜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옭아맨다.


너무 억울해하지 마. 너무 괴로워하지 마. 지나 보니 나는 도통 심각했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할 거리도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또 헐렁헐렁 넓어질 테니까.


p.s. 이번 편은 결론이 정돈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요즘 제 상태가 그래서 글도 그렇게 써졌나 봐요. 혹시라도 읽는 분이 계시다면 양해를 구하고, 이번 달은 이런 저라도 조금 눈 감아주려고 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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