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의 꿈> 전시를 다녀와서
아마도 작가가 꿈이라고 해본 적은 없다. 꿈은 아직 잡히지 않아야 꾼다고 할 수 있지 않나... 내게 작가는 꿈보다는 스스로 부여하는 실체. 나는 생각나면 일단 쓰고 보는 얼렁뚱땅 작가다.
10월의 주말, 브런치에서 준비한 <작가의 꿈> 전시를 예매하고는 캘린더에 저장해 둔 날이 찾아왔다. 전시장에 가보니 브런치가 올해로 벌써 10살이 되어 수많은 축하를 받고 있었고, 브런치의 탄생부터 작가를 위한 플랫폼이 되기까지 여정과 결과와 응원과 꿈이 모인 현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일 년 전 나는 브런치 인턴 작가가 되었다. 작년 이맘때에도 열렸던 <작가의 여정> 전시에 갔다가, 기존보다 인턴 작가가 되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을 알아채고 바로 도전했다. 오... 운이 너무 좋았다. 브런치 인턴 작가가 되고 이 소중한 기회를 그냥 묻어버릴 수 없어서, 정말 거북이 같은 속도더라도 괜찮으니 찔끔찔끔 글을 발행하자고 다짐했고 그렇게 했다.
그리고 일 년 후 지금. 내 브런치 페이지에는 몇 편의 글이 올라갔고, 올해 전시에선 ‘내면의 방’ 존이 가장 와닿았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 품게 됐던 글 쓰기 전의 소심한 고민과 세상에 보이기 전의 망설임. 정말 나의 내면에도 방이 있었는지 그동안 나도 해봤던 생각들이 눈앞에 들킨 것처럼 문장으로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작은 불빛을 비추니 그 아래에 숨겨져 있던 ‘그럼에도 이겨낼 용기의 문장들’이 나타났다.
용기는 두려워서 잘 숨지만 어딘가에 꼭 있다. 아무리 어두워도 발견만 할 수 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각 존별로 층이 나뉘어서 뭔가 하나씩 깨고 올라가는 것 같았다. 제일 꼭대기 층에는 테이블에 앉아 주어진 주제를 활용해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전시의 정점 같은 느낌. 옹기종기 모여 앉아 조용히 글을 쓰고 계시는 분들을 보니,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었다.
올해 전시는 엄마와 둘이 왔다. 혼자 오려던 계획이었는데 장소가 가을의 서촌 아니겠는가! 서울까지 가볼 일이 없는 엄마를 이끌고 나들이 삼아 나갔다.
전시장에서 소심하게 엄마 나도 여기 작가야~ 하니, 정말? 하는 엄마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았다. 내 글을 누가 읽을까, 얼마나 좋아할까 여전히 생각하지만 일단 또 쓴다. 작가라면 응당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쓰고 다른 이들과 나누는 사람이라고 브런치에서 배웠으니까.
꾸지만 말고 꾸준히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