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시큰해지는 계절이 왔다.
겨울이 주는 침울함이 있다. 빨리 떨어지는 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제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매일 짧은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생각을 담는 그릇은 매우 작고 얇아서 생각이 매일 넘쳐흐른다. 그러나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못해본 생각이 없을 정도로 공상에 잠기는 버릇이 있다. 정해져 있는 노선 위에서 다들 내리는 목적지는 다르다. 매해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아득하니 느껴진다. 이러다가 결국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일은 금방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다 저렇다 할 능력은 없고, 순간은 지겹고, 상황을 타파할 결단력도 의지도 가진 게 없어서 그저 이렇게 둥둥 떠다니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철판 위에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같이 달콤한 순간도 분명 있겠지만 결국엔 사라져 버릴 우리네 인생은 어쩌면 분명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은 어떤 이에게는 흉몽, 어떤 이에게는 길몽이겠지만 결국에는 반복되는 하루를 힘겹게 살아낸 우리들에게 스스로 분명 한 번쯤은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뼈대 없이 만들어놓은 찰흙인형처럼 한순간의 마찰로 무너지고 말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