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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개발자 Oct 26. 2020

욜로족과 파이어족, 그 중간을 향해..

만족이 있는 '적당한' 소비를 찾아가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번 달은 카드값이 너무 많이 나와서 장기 적금에 돈을 절반만 넣었다. 

원래 금액으로 넣으면 카드값을 낼 돈이 부족해서!! 


이것이 나에게 정말 큰 충격을 주었다. 

할부금 40만원은 그렇다쳐도

생활비 120만원(보험 + 휴대폰비 빼고)은 도대체 어디서 쓴 것일까...?!?

그것도 코로나 때문에 쭉 재택근무했고 약속도 별로 없었는데....!!


집에서 밥도 많이 해먹는데 120만원이 나올리가 없어!!!!!! 하면서 

카드내역을 쭉- 확인했는데 전부 다 내가 쓴 내역들이 맞다. 


가랑비에 옷 젖는 지 모른다고..

아무렇지 않게 길가다 땡기면 사먹은 5천원짜리 라떼,

계획없이 길가다 예뻐서 산 4만원짜리 블라우스,

사놓고 한번도 차고 나가지 않은 애플워치 밴드들,

서점가서 읽어도 되는데 덜컥덜컥 구매한 전자책들,

여러가지 맛 먹어보겠다고 잔뜩 산 1회로 먹을 수 있게 포장된 시리얼과 잼,

산책하다가 목마르면 샀던 음료들 등등...


이런 것들이 쌓여서 생활비 폭탄을 만들어낸 것 같다. 



욜로족과 파이어족이 있다면 

나는 욜로족에 가깝다.


대학생때도 모은 돈을 방학때마다 여행으로 다 썼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십일조, 월세, 단기 & 장기 적금을 빼고는 내 마음대로 펑펑 썼다. 

(그래서 놀랍게도 적금말고 통장에는 거의 현금이 없다..)


그리고 파이어족은 극단적인 절약 뿐만아니라 공격적인 투자도 한다고 들었는데,

나는 직장외에 다른 수입을 내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같은 회사 다니는 오빠는 나보다 늦게 입사했지만 외주, 과외로 돈을 모아서 차를 샀다고 한다. 내 친구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서 투자를 엄청 열심히 한다.)


하지만 나의 이런 욜로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나는 내 삶도 누리고 기부도 많이 하는 내가 꿈꾸던 직장인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카드값 내느라고 현금이 없어서 도움이 절실한 친구에게 돈을 못빌려줄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아둔 자금이 없어서 전세 대출을 받거나 큰 돈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될 수 도 있다. (효도는 못할 망정..)


'돈 지랄의 기쁨과 슬픔' 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물론 소비가 주는 기쁨과 위로가 있다. 나에게 보상을 주면서 더 열심히 살아갈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선을 넘어버렸다. 

이제 나는 미래를 위해 절약할 줄도 알아야한다.


그렇다고 파이어족처럼 절약정신 투철하게 현재보다 미래를 위해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현재 나에게도 만족과 행복과 위로를 주고 싶다. 


오늘부터 나는 만족이 있는 '적당한' 소비를 찾아갈 것이다.

나는 욜로족도 파이어족도 아닌 적당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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