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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개발자 Nov 25. 2019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신미경

6월 초에 다 읽었지만, 미뤄두고 미뤄뒀다가 이제야 후기를 써본다 :)


사실 오늘 6월 한달을 회고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에게 6월의 가장 큰 사건(?)은 입사를 했는데 우리 파트에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블로거 분이 계셨고 그 분을 만난 것이였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대단하고 부지런하시다 등등 칭찬을 많이 했고

그 이후 저녁에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오빠들과 약속이 있었는데, 수다를 떨다가 회사를 다니니까 개인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 등등 이야기가 나왔고 그 때도 그 분은 진짜 부지런하시다며 자랑+칭찬을 엄청했다... 


그러다 집에 와서 리디북스를 켰는데 좋았던 구절 리뷰로 써야지~ 하면서 미뤄두고 묵혀두고 미뤄두고 묵혀뒀던 책을 발견했고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ㅠㅠㅠㅠㅠ � 칭찬만 하지말고 본받아야겠다

오늘 판교 인싸님이 알려준 판교 최강 카페 SooSoo Coffee 이름을 기억하며 졸리지만 부지런히 리뷰를 쓰고 자도록 하자:-) 


이 책은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여유있고 흔들림없는 일상을 만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침에 마시는 첫 공기, 조용한 산책, 넋을 놓고 있지만 어쩌면 명상의 시간. 그런 순간들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루를 살아내는 힘이 되어준다 
일, 건강, 통장 잔액까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던 나를 바꾸고 싶었던 그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궁리 끝에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자 생각했다. 매알 서랍하나, 화장품 파우치 하나 안쓰는 것들을 정리해나가면서 홀가분한 기분과 소소한 성취감을 느낀 뒤로 비로소 블랙홀 같던 옷장에 손을 댈 수 있었다 


이런 물질적인 것에서 뿐만 아니라 멘탈과 마음에서도 미니멀라이프를 살아가는 모습이 더더 멋있었다 


흘러가는 시간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기
계획적으로 그러나 결코 완벽할 수 없다
언제나 건강함을 우선으로 할 것 
삭막할 때도 아름다움에서 위안을 얻는 태도
무언가 이루고 싶다면 말은 짧게 실천은 계속
불안에 잠식당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는 문제지만, 불안을 느끼는 것에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 예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불안은 오히려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감정이니까. 

인생에 비상구가 없다고 느낄 때, 지금 가진 게 전부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맹목적으로 되는 것 같다. 나는 그 절박함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나가면서 새로운 일에 조금씩 도전하는 방법으로 각각의 일에 조금씩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웠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내게 언제든지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으며. 그리고 머릿속의 생각이 아닌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면 확고한 자신감이 생긴다.

관계에서도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가신다 


내 마음 편해지자고 주변 사람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다짐한 것이 있다. 기쁨도 슬픔도 가볍게 나누겠다고. 지나칠 만큼 기뻐하거나 행복해하지도, 온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슬퍼하지도 않아야겠다 생각했다. 고양이가 아니라서 단순하게 살 수 없을 때가 있다.
‘넘침도 부족함도 없이, 딱 적당하게’라는 의미의 스웨덴의 라곰Lagom 정신, 플라톤과 공자의 중용. 동서양 모두 강조하고 있는 삶의 태도는 바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균형 잡힌 상태를 이상으로 꼽는다는 점이다. ‘내가 너보다 낫다, 나는 너보다 부족하다’ 이런 느낌 없이 사람들과 잔잔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노력 때문에 일기는 나의 유일한 감정 분출구가 되고야 말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감정일기 따위 까맣게 잊고 지낸다. 상대의 어떤 말을 표면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불안한 미래는 준비하면 그만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웅크리고 앉아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가기보다 거실의 커튼을 뜯어 빠는 일이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어준다. 감정을 기록해서 되새기는 것보다 몸을 움직여 부정적인 기분을 공기 중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편이 훨씬 시원하다.


음식에 대해서도 미니멀라이프를 살아가신다 (정말 배우고 싶다)


음식을 대하는 세 가지 자세에 대하여 
- 부족한 듯 먹는 것이 가장 좋아
- 삼시 세끼만 챙겨먹고 간식은 먹지 않지 
- 조금씩 담아 우아하게 천천히 먹는 것은 참 멋진 일이야 


이렇게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다고 해서 삶을 대충(?) 사는 것은 아니라 

'삶을 계속 감탄할 수 있는 능력' , '단순한 우아함' , '삶에 대한 식지 않는 애정과 관심' 을 유지하며 살아가신다 (단어하나하나 주옥같다...캬)


그리스어에 시간은 두 가지 개념으로 소개된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의 양인 ‘크로노스’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카이로스’인데, 유독 즐거운 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기분은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계산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에 있어 시간은 정해진 일정한 양, 크로노스로 계산된다.


입장료 천 원을 내고 덕수궁에 들어가 가장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 펼친 책, 손미나의 에세이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그 책을 읽었던 순간을 지금도 기억하는 것은 삶의 지향점을 바꿀 만한 이야기를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프랑스 중산층의 조건으로 알려진 프랑스 퐁피두 전 대통령의 ‘삶의 질Qualite de vie’.

— 자유롭게 구사하는 외국어 하나
— 관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하나
— 다룰 줄 아는 악기 한 가지
—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 하나
—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는 자세
— 꾸준한 봉사 활동

우리나라의 경우 30평 이상의 자기 소유 아파트, 2000cc 이상의 자동차, 현금 자산 1억 원 이상, 월 500만 원 이상의 소득 등이 중산층의 조건이라고 한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몹시 가난한 사람이지만,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우리나라의 기준에 맞는 부자를 목표로 했다가는 몸이 바스러지도록 돈만 벌다가 생이 끝날 것 같지만, 프랑스의 기준이라면 얼마든지 지금을 즐기며 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부자를 목표로 하자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넘쳐흐르는 교양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깊어졌으면.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점도 질리지 않고 계속 내적인 부를 축적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에 꽤 매료된 나는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남들과 달리 자신만의 페이스로 살아가시는 모습들도 정말 멋있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외로울 수 있는 것 처럼,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수 있다
혼자서 충분히 행복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나의 목표가 '그들처럼'은 아니다. 애초에 교육배경이 다르고 가지고 있는 능력도 다르다. 결코 같아질 수 없다. 나는 나름의 모습대로 경력을 쌓고 있는 과정에 있다.
뱁새가 황새를 쫓다 가랑이 찢어지는 일보다는 다리 짧고 귀여운 뱁새로 살고 싶다(실제로 뱁새는 황새를 따라할 필요없이 그 자체로 무척 귀엽게 생겼다)


커리어관련된 모습에서도 가치관과 태도가 뚜렷하셨다 




나는 타협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절대 타협하지 않으면서 그 외에는 열린 마음으로 열린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정말 정말 멋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들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고 저자의 삶의 태도가 더 멋있어보였던 것 같다 


나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가끔씩 안쓰는 물건, 안쓰는 옷을 버리는 것을 참 어려워하는 내 모습, 때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것을 어려워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저자가 나눠준 소소하지만 구체적인 미니멀 라이프들이 참 도움이 되었고 도전이 되었다. 나도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정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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