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 21
12월이 시작되기 무섭게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내일은 눈도 내린다고 한다.
무슨 눈이 벌써 내리나 싶어 작년 날씨를 찾아보았다.
작년에도 이렇게 추웠구나, 작년에도 이맘때 눈이 내렸구나.
해마다 '올여름은 왜 이리 더워', '올 겨울은 왜 이리 추워' 하지만 원래 여름은 더웠고 겨울은 추웠다.
추우니까 겨울이고, 겨울이라 춥다.
열두 달이면 같은 날이 돌아오건만 그새 다 잊어버리는가 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윈터타이어를 장착하러 다녀온 스스로를 칭찬하며, 밀어닥칠 추위와 빙판과의 전쟁에 필요한 품목을 다시 확인한다.
콧구멍에 찬 바람이라도 들면 괴로우니 마스크는 필수, 포근한 겨울신발도 구입해 뒀다.
장갑도 있고, 핫팩도 있고, 요 며칠 공들여 만든 목도리도 두 개다.
겨울 느낌 물씬 풍기는 뜨개 가방도 세 개, 조금 전에는 바라클라바도 완성했다.
이로써 나의 월동 준비는 끝, 남편과 아이는 이 모든 걸 거부할 테니 옷이라도 따숩게 입으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대신해야겠다.
올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았으면,
눈이 온 뒤엔 포근하기라도 해 얼어붙지 않았으면,
한파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누군가에게 한겨울 눈발은 낭만이 아니라 위협일 테니 말이다.
날이 추울 땐 따끈한 국물이 제격이다.
내일 아침엔 만둣국을 끓여야겠다.
겨울양반, 올해는 적당히 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