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노동과 남루함- 작가가 아주 혐오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러나 대다수 인간의 숙명인-은 배제된 프랑스 파리의 부유하고 화려한 사교계 아니면 근교의 고택. 휴양지의 해변.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호의를 베푸는 주인공들의 고민은 사랑의 감정과 구애들뿐. 작년 사강의 책을 읽을 때보다 이러한 비현실성이 소설에 거리감을 느끼며 읽었다.
주인공 조제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남자들, 구속하는 이혼수속 중인 전남편 알랭, 매력적인 직업, 파리의 화려한 스튜디오, 옷을 공짜로 무제한 제공하는 옷집까지, 그리고 이러한 특혜를 조제 모르게 제공하는 또 다른 남자, 마지막 만난 진실한 사랑 루이.
글쎄. 조제라는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마지막 소설이라는데. 조제는 몰랐던 걸까? 그러한 호의와 말도 안 되는 가격의 파리의 화려한 스튜디오가 그냥 주어졌다는 것이. 어떠한 조건도 없이 그저 사랑하는 대상의 행복을 위해. 물론 조제를 소유하는 것을 원했겠지만, 조제가 몰랐다는 것이 비현실적이었다. 더구나 사강은 조제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고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외로운 사랑에 굶주린 후원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제목은 우리는 모두 타인에게 스치는 잘 모르는 옆모습을 볼 뿐이라는 것을. 그것도 그나마 잊어버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