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기린

반짝임은 결국 깨어짐 덕분이야.

by 은조미

11년째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있는 트니의 선물이었던 크리스털 기린.


앞으로 계속 등장하게 될 ‘트니’는 나의 기린 여정에서 최고의 지원군이다. 기린을 사랑하는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 내가 원하는 기린을 전 세계를 뒤져서라도 찾아주려 하는 사람이다.


자타공인 기린덕후인 나는 세상의 모든 기린을 모을 기세로 덤벼들곤 하는데, 2023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트니가 선물해 준 크리스털 기린은 정말 상상 이상의 선물이었다. 단지 특별하고 신기한 기린이어서가 아니라, 트니가 이 기린을 생각하고 준비한 마음이 내가 가늠하기 힘든 수준이어서 큰 의미가 있었다.


트니가 수많은 기린 중에서도 크리스털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나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러 면으로 깎이고 다듬어지면서 더욱 빛나는 크리스털처럼, 다양한 도전을 통해 너만의 빛을 찾아갔으면 해. 하나하나 도전을 하고 겪어나가면서 반짝이는 자신이 되어가는 그 여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 그러니 두렵다는 이유로,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며 배워나가는 사람이 되길.”


산타가 그려진 양말 주머니에 담긴 선물과 편지를 읽으며 눈물이 흘렀던 크리스마스였다. 당시 나는 회사를 다니며 미국 대학원 준비를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였다. 생각보다 벅찬 일정과 도전에 따라온 막막함 때문에 내 결정에 대한 의심이 커져가고 있던 시기였다. 그런데 크리스털 기린 덕분에 마음이 순식간에 회복되면서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기린 중 가장 중앙에 자리한 크리스털 기린. 가끔 힘들 때면 빛에 비추어 천천히 돌려가며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한다.


나도 반짝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