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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비즈니스모델

기업은 ESG로 수익을 만들 수 있는가? 비즈니스모델 관점에서 ESG란?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법론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ESG가 활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그린 워싱(Green Washing)'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린워싱이란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마케팅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를 말합니다.


chapter 1. 왜 ESG인가?

착한 기업으로 손꼽히던 탐스슈즈의 몰락

ESG 이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착한 기업으로 손꼽히던 탐스슈즈(TOMS shoes)가 대표적입니다. 탐스슈즈는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자선을 이용한 명분 마케팅이 판매 전략일 뿐 실제로 개도국 사람들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지역 산업 기반에 해가 된다고 비정부기구(NGO)들은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의료, 교육, 식량, 일자리와 같은 훨씬 절실한 문제보다는 진정성 없는 상술로 어린이들을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기부받은 신발을 재판매하는 사례도 증가하면서 지역 내 영세 신발업자가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탐스슈즈는 이러한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신발 외에 다른 제품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안경을 판매하면서는 처방 안경과 치료를 무료로 제공했고, 가방을 판매하면서는 안전한 출산을 위한 소품과 출산보조원 교육 서비스를, 커피를 판매하면서는 깨끗한 물 1주일치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경쟁에서 이길 혁신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부와 같은 자선은 그 자체로 기업의 핵심역량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선한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잠시 효과를 가져올 뿐 프리미엄은 머지않아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본원적 요소인 기능, 품질, 디자인과 같은 혁신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해졌을 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기 전에 제품과 운영방식에 대한 혁신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탐스슈즈는 경영의 한계에 부딪치자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의 지분을 투자회사에 넘기면서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높은 강연료를 받고 외부 강의를 다니면서 회사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중요시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업이 지분을 처분하고 대표가 외부에 강의를 다니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기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기업은 높은 신뢰성과 도덕성을 필요로 합니다. 대표를 포함해서 구성원 전체가 사회적 책임경영(CSR)의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기업은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되어 있습니다.


탐스슈즈는 하나의 사례일 뿐입니다. 친화경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거대한 산림을 파괴한다거나,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이것이 지구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린 워싱(Green washing)은 환경 문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속이는 것을 말합니다. 성과를 과장해서 광고하는 것, 적은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면서 환경 보호 라벨을 붙이는 것, 브랜딩을 위해 환경보호에 노력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들이 모두 그린워싱에 해당합니다. 지금의 ESG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화려한데, 보이지 않는 활동에서는 더 많은 리스크를 만들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ESG는 수십 년 동안 신봉했던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오랫동안 '고객 중심'을 내세우면서도 여전히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업의 성공을 측정하고,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고, 승진 여부를 결정할 때 재무적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고객을 위한다' '사회적으로 선한 기업이 되겠다' '기술을 선도하겠다'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겠다' '환경을 보호하겠다'와 같은 솔깃한 만한 주장들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는 '이익'이라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 활동을 둘러싼 고객, 직원(근로자), 공급업체, 지역사회, 환경, 주주(투자자)와 함께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철학에 가깝습니다. 반면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보고하는 프레임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는 모두 광범위한 사회적, 환경적 책임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개념이면서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론입니다.

ESG 평가지표로 사용되는 MSCI

주주 자본주의가 이익극대화, 단기적 초점, 외부 요인에 대한 제한된 고려, 주주 가치 중심의 의사결정이 특징이라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공유가치 창출, 장기적 관점, 환경 및 사회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 지속가능한 방식의 의사결정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ESG로의 전환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익 추구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수많은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를 새롭게 정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환경을 보호한다' '기술을 선도하겠다' '고객중심의 기업이 되겠다'는 표현은 그럴듯한 슬로건이 아닌 기업의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로 증명하는 일인 것입니다.


가치사슬을 통합한 파타고니아

그럴듯한 슬로건이 아닌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로 ESG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 파타고니아를 들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가치사슬을 통합해서 스스로의 주장을 증명해나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예를 들어 가치사슬의 최종 목적지를 기업의 이윤으로 보는데, 파타고니아는 이곳을 종착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파타고니아는 기업활동의 결과로 창출된 가치, 즉 이윤을 다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기업활동에서 이윤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자연환경의 복원과 보존을 위해 사용하고 있고, 파타고니아를 주축으로 설립된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 기업 모임을 통해서는 2200억 원 이상을 환경단체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2022년에는 창업주 이본 쉬나드 회장 일가의 소유권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기부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으로, 창업주 이본 쉬나드 일가가 소유한 지분의 가치는 30억 달러(4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본 쉬나드 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수의 부자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난한 사람으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형성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파타고니아의 놀라운 점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게 가치사슬을 통합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원자재 소싱 → 제조(생산) → 유통(물류) → 마케팅(판매), 사후관리로 이어지는 본원적 활동이 중요합니다. 기업구조, 인적자원관리, 기술개발, 조달 및 구매는 본원적 활동을 지원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파타고니아 가치사술 분석, Copyright ⓒ 은종성

반면 파타고니아는 본원적 활동과 지원활동을 동일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구조는 사회적, 환경적, 투명성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경영철학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기업구조로 운영이 되는 것입니다. 인적자원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부터 파타고니아의 경영철학에 적합한 사람을 선발함으로써 기업과 개인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chapter 1의 일부 내용은 도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을 참조하여 구성하였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chapter 2. ESG는 소비자 관점에서 접근

도넛경제학과 순환경제학

인류가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도넛경제학과 순환경제학을 들 수 있습니다. 도넛경제학(Doughnut economics)은 영국의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가 창안한 경제학 이론으로 도넛 모양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스템이 균형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넛의 안쪽은 사회적으로 갖춰야 하는 조건으로 에너지, 물, 식량, 보건, 교육, 소득과 일자리 등 사람들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조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넛의 바깥쪽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켜져야 할 기준으로 기후변화, 오존층 파괴, 대기오염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넛의 안팎에 적힌 조건들은 사회적인 기초를 충족하는 동시에 환경적인 기준을 넘지 않는 영역을 지키기 때문에 균형 잡힌 조직과 사회의 이상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넛 경제학과 순환경제학, Copyright ⓒ 은종성(재구성)


도넛 경제학보다 조금 더 직관적인 것은 순환 경제학(Circular Economy)입니다. 순환 경제학은 생산과 소비에 임하는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자는 성장모델입니다. 순환 경제학에서는 한 번 쓴 자원을 계속 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SG, 소비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도넛 경제학과 순환 경제학은 기업의 이상적인 미래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ESG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비즈니스모델을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비용을 수반하기 마련인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는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돈을 더 내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주방 세제를 만드는 기업이 ESG를 위해 원재료를 친환경 소재로 변경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존 중국산 제품의 원재료는 8,000원이었고, 국내에서 생산된 친환경 소재는 12,000원으로 기존보다 50%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생산공정에서 추가적인 시설투자와 생산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ESG는 기본적으로 비용을 증가시키는 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기업은 지금까지 법에서 정한 기준에 맞춰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오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제품이 무조건 나쁜 방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져볼 것은 소재와 생산공정의 변화로 기존 제품보다 더 좋은 제품이 만들어졌는가입니다. 친환경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친환경이 더 좋은 품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80점이었고, 새롭게 출시된 제품의 만족도가 85점이라면, 그럼 고객들은 5점의 개선에 대한 대가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까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다이소의 성장세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다이소는 일상생활에서 편리함과 저렴함을 제공하는 좋은 기업이지만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대부분 일회용입니다.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일상생활의 작은 문제들은 다이소에서 해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지갑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상품보다 품질이나 기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주방용 세제가 친환경을 표방하는 기업에서 만든 세제보다 더 나쁘나도 볼 수 없습니다. 결국 '기업이 착해져야 한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와 같은 논리로 ESG를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MZ세대, 미닝아웃, 돈쭐

기업이 ESG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새로운 소비권력이 된 MZ세대 때문입니다. MZ세대 중심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과 '돈쭐'이 대표적입니다. 배달음식 줄이기, 텀블러 사용하기, 분리수거 철저히 하기,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 공공 자전거 타기 등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소비활동에서도 가치관과 신념에 맞는 상품구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쭐'을 통해 개인의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소비를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가치에 반응하고 기업은 이런 소비에 주목하면서 가치 소비 시장이 선순환하며 커지고 있습니다. ‘착해야 산다(buy)’는 말은 소비자 구매행동이지만, 기업에게는 생존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각광받지 못했던 친환경 의류와 식품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케링그룹은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그동안 가죽이나 모피는 동물학대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함께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주목 돼왔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패션브랜들은 모피나 가죽 대신 비건 소재에 주목하는가 하면 버려진 폐기물과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원료로 가방과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식품 시장에서는 비건(Vegan)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동물성 재료를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시장은 그동안 틈새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물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를 겪으면서 환경문제를 자신의 일로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제로 웨이스트, 녹색 소비와 더불어 육식을 위한 도축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비건(Vegan)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SG는 '업의 본질'에 대한 질문

기업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모여서 성과를 만들어 가는 곳이기에 '업'에 대한 본질을 미션, 비전, 목표 등으로 명문화합니다. 미션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정의하는 일이고, 비전은 기업이 선택한 사업영역 안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목표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중간중간 설정한 이정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의 사명 선언문은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목표로 2025년까지 제품 공정, 운영시설을 비롯한 생산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 탄소 중립에 대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미션, 비전, 목표를 이야기하면 어떤 것이 먼저인지, 세부적인 내용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추구하는 '업의 본질'에 대한 것이지 미션, 비전, 목표를 그럴듯한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션, 비전, 목표에 대한 의구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해도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럴듯한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산다는 것이 건강하게 숨 잘 쉬고, 잘 먹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돈 되는 일만 좇다 보면 어느새 기업의 핵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존재가치도 함께 없어집니다. 당장 약간의 돈은 벌지 몰라도 오랜 기간 지속하기는 힘듭니다.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할 만큼의 돈을 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인재를 붙잡을 명분마저 사라지고 맙니다. 단지 돈만을 위해서라면 진짜 필요한 인재는 갈 곳이 많을 테니까요. 그가 만약 돈보다 더 중요한 어떤 가치를 추구한다면 돈만을 좇는 회사를 선택하거나 남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chapter 2의 일부 내용은 도서 <취향과 경험을 판매합니다>를 참조하여 구성되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모델, 취향과 경험을 판매합니다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chapter 3. ESG 비즈니스모델 사례

기업이 ESG로 비즈니스모델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어필하기 위한 핵심가치가 결정되어야 합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각이 추구하는 가치는 서로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공사례로 교과서에서 자주 언급되는 유니레버는 생활환경을 고려한 샴푸, 세제 등을 소포장하여 저소득층 등 다한 소비계층에게 혜택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소포장으로 인해 포장용지 폐기물을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환경적 가치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생물다양성 논의 이끄는 화장품 기업, 이솝(Aesop)

이솝은 1987년 호주 멜버른에서 설립된 스킨케어 브랜드입니다. 식물 기반 원료로 만든 고가의 크림과 로션 등으로 유명한 기업으로 2023년에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인수를 하였습니다. 이솝의 성공요인으로 고품질의 제품, 독특하고 일관된 브랜딩, 몰입감 있는 소매 경험, 스토리텔링, 콘텐츠 마케팅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솝의 첫 번째 특징은 고품질입니다. 이솝의 화장품은 성분의 안전과 효율성이 보장된 식물성 추출물과 과학적으로 입증된 최상의 원료만을 사용합니다. 동물성 재료, 염색약, 인위적인 향 등을 제품에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효능과 안정성, 일관성을 강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독특하고 일관된 브랜딩 활동입니다. 이솝의 브랜드 철학은 포장재에서부터 확인이 됩니다. 이솝의 시그니처가 된 갈색 유리병은 50% 재활용된 원료로 제작되었으며, 제품 운송에 사용되는 박스는 100% 재활용 파이버보드로 만들어졌습니다. 화장품을 담은 유리병과 포장박스가 재활용된 것이어서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이것이 오히려 이솝만의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패키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것은 생략하고 인쇄물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몰입감 있는 소매 경험입니다. 이솝은 전 세계에 매장을 두고 있는데 각 매장은 고유한 건축 및 디자인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조달한 재료를 사용하고 현지 예술가나 건축가와 협력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2014년 문을 연 가로수길의 이솝 매장은 쑥으로 염색한 옥색 한지를 벽지로 바르고, 소나무를 중앙 테이블로 배치했습니다.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개성과 특수성을 반영해 가로수길 매장을 구성한 것입니다.  


네 번째는 고객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이솝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지만 고객에 대한 차별이 없습니다. 이솝 매장은 누구나 편안하게 방문해서 제품의 향과 텍스처(Texture)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는 샘플, 차(티), 탄산수, 잡지, 앉을자리 등이 제공되고 있고 개인 맞춤형 스킨케어를 추천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마케팅입니다. 이솝의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의 가치, 성분 및 제품의 특성을 강조하는 스토리텔링이 활용됩니다.  공격적인 판매 전술을 피하고 대신 소비자에게 제품과 철학을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자신이 선택한 브랜드의 투명성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킵니다.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의 가치사슬, Copyright ⓒ 은종성


유니크함과 미닝아웃의 상징, 프라이탁

업사이클링의 가능성을 보여준 곳으로 프라이탁(FREITAG)을 들 수 있습니다. '쓰레기로 만든 가방'이라고도 불리는 '프라이탁'은 스위스를 넘어 전 세계 트렌드를 리드하는 브랜드입니다. 5년 이상 사용된 트럭의 방수천, 폐차한 차에서 가져온 안전벨트 등 그야말로 쓰레기로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거칠고 낡은 질감에서 오는 독특성은 충분한 자랑거리가 됩니다.


프라이탁의 공정은 복잡합니다. 트럭에서 방수천을 떼어내는 것부터 색깔 별로 조각을 내고, 세척하고, 재단하는 것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합니다. 수많은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방이 되고, 이런 이유로 가방 하나에 수십만 원이 넘습니다. 소비자들은 프라이탁의 이러한 가치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방 본연의 기능인 실용성도 담고 있습니다.  방수가 되는 소재로 제작되는 것은 물론 방수천 자체가 타폴린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견고성도 뛰어납니다. 10년 이상을 사용해도 찢어지거나 물이 샐 염려가 적습니다. 브랜드 홍보 영상을 보면 군더더기와 미사여구가 없습니다. 제품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려고 하지 않고 가방 이곳저곳을 흝으며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입니다. 


5년 이상 사용된 트럭의 방수천 스토리,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방의 희소성, 그리고 소비자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프라이탁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핫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프라이탁 가치사슬 분석, Copyright ⓒ 은종성


왜 ESG로 전환해야 하는가?

실제보다 기업의 환경 위험을 과장하여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것을 '블랙워시(Blackwash)'라고 합니다.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이 현실적이고 설득력은 있습니다. 그러나 블랙워시는 많은 기업들이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폄하하거나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목격되고 있듯이 주주 수익을 극대화하고, 단기적인 이익에 집중하는 기업들은 점차 한계를 맞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소비자도 없고, 무엇보다 귀중하고 제한적인 자원인 직원들이 이탈할 것입니다. MZ세대들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회사, 목적을 제시하는 회사,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회사를 선호하고 있다는 증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세대가 공정의 가치를 더 크게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의 첫 번째 책임은 돈을 버는 것이지만 이익에는 좋은 이익과 나쁜 이익이 있습니다. 훌륭한 카페테리아나 운동시설, 다양한 복지를 제공한다고 좋은 일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돈을 버는 방식이 좋은 이익인지 나쁜 이익인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내부 직원입니다. 직원들에게 의미 있고 목적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야 기업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목적 없는 기업은 결코 위대해질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을 은 ESG로 비즈니스모델을 전환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론과 실무의 중간점, 인터뷰어

인터뷰어(interviewer)는 주식회사 비즈웹코리아 · 도서출판 책길에서 운영하는 e러닝 클래스 서비스입니다.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지식과 경험으로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수익향상에 기여하겠습니다. 인터뷰어에서 저자 직강 이러닝 강의와 도서, 강의교안 PDF로 비즈니스 역량을 향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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