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마케팅의 정석'
테크놀로지, 마케팅의 미래를 바꾸다
소비자 행동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입니다. 사람들은 집에서도 사무실에서도 걸어 다니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봅니다. 이제는 TV에서 광고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에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품질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브랜드, 고객 충성도, 포지셔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존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술적 특성과 품질을 평가하기 어려운 시대에는 특정 브랜드가 선호되었습니다. 삼성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을 무조건 구매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서 상품의 품질을 쉽게 평가할 수 있게 되면서 충성도가 예전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합니다. 브랜드는 인지도, 지속성, 애착, 특권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물론 가치가 있겠지만 품질 평가에 대해서는 역할이 감소될 것입니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린 샤오미가 대표적입니다. 샤오미는 싸구려라는 중국산 제품의 인식을 바꿔놓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샤오미 브랜드를 선호했던 것도 아니고, 고객 충성도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가성 비, 즉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을 갖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샤오미 제품은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의 소셜미디어에는 매일 같이 샤오미에 대 한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궁금증이 생긴 사람들은 검색으로 추가 정보를 얻었으며, 네이버나 옥션, 11번가 등에서 구매후기를 확인했습니다. 품질 평가를 빠르게 끝낸 소비자들은 망설임 없이 구매를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로 무장한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연결되고, 기계와 기계가 연결되면서 데이터가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행동 및 구매 패턴을 파악해서 더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소비자에 의해서든 기업에 의해서든 디지털 공간에 남긴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자체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이를 해석해서 활용할 수 있다면 기업에게는 큰 기회 요인이 됩니다. 이제 마케팅 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과의 융합을 통해 컴퓨터 스스로 소비자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마케팅에 대한 판단을 하는 과학적인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아마존은 ‘개인화 추천 기능’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온라인 커머스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후 온라인을 넘어 월마트와 온·오프라인 유통 패권을 놓고 경쟁 중입니다. 구글, 애플과 IT 플랫폼을 두고 싸우고 있으며 IBM, HP, MS와는 클라우드 서버 시장을 놓고 격돌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IT업계에서는‘아마조니피케이션(Amazonification)’이라고 합니다. 업종을 불문하고 ‘아마존 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계산대 없는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 인공지능 시스템 ‘알렉사’, 드론을 활용한 ‘무인 배송’ 등 혁신적인 테크놀로지를 도입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더욱 높여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신으로 수많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이 동하면서 마케팅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방문판매로 성장한 아모레퍼시픽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은 직접 메이크업을 해보지 않아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상 메이크업을 시연해 볼 수 있는 ‘뷰티 미러’, 레이저 프린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의 네일 스타일링을 해주는 ‘네일 핏’, 고객들의 피 부와 취향에 맞게 화장품을 맞춤형으로 만들어주는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등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유통채널의 경계가 무너지는 추세에 맞추어 옴니채널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사물인터넷 등의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을 디지털화된 공간으로 진화시켜, 고객으로 하여금 매장과 웹사이트 및 앱에서 일관되면서도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현장에 테크놀로지를 접목하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사실 마케팅 분야에서 오늘날처럼 테크놀로지의 진화가 빠르게 이루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마케팅 역사의 중심에 테크놀로지가 놓여 있던 적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입니다. 브랜드, 포지셔닝, 차별화 등의 개념에만 익숙한 기업들은 앞으로 마케팅 활동에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값비싼 텔레비전 광고에 계속 매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은 <마케팅의 정석 / 도서출판 책길 / 은종성 지음>의 도서 일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마케팅의 정석>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바로가기 알라딘바로가기 예스24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