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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  로컬, 피지털, 공간 브랜딩

오프라인 매장을 재정의한 리포지셔닝 비즈니스모델, 로컬, 피지털, 공간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리테일(소매점)이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적응하지 못해 몰락하는 곳들도 있지만,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곳들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프라인 소매점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리포지셔닝 한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chapter 1. 로컬(Local)에서 기회를 찾다!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는 오프라인 소매업의 몰락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실제 거의 모든 소매업(리테일)은 온라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이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곳들도 있습니다. 미국 노트스트롬 백화점은 소형 로컬매장인 ‘노드스트롬 로컬(Nordstrom Local)’을 늘려가고 있고, 매장에서 선택한 식재료를 즉석에서 요리로 맛볼 수 있는 그로서란트(Grocerant) 모델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을 유통하는 베스트바이는 긱스쿼드(GeekSquad)를 통해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도서 <취향과 경험을 판매합니다>와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의 내용을 참고하여 구성되었습니다. 


소규모 로컬(Local) 매장을 늘려가는 노스스트롬

미국 유명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은 2017년부터 소형 로드숍 매장인 ‘노드스트롬 로컬(Nordstrom Local)’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개인적이면서 즐거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오늘날의 쇼핑 방식에 적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리테일 업계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노트스트롬이 로컬 매장을 늘리는 첫 번째 이유는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입니다. ‘우리’보다는 ‘나’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백화점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우리’에 가까운 곳이라면, 로컬은 ‘나’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곳입니다. 개인적이면서 집과 가까운 곳에서 쇼핑경험을 제공하려면 대형매장이 아닌 로컬 매장이 효과적입니다.


두 번째는 보다 개인적인 터치가 가능합니다. 로컬 매장에서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도 제공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쇼핑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개인 쇼핑 도우미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세 번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기 위함입니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매장에서 직접 입어볼 수 있습니다.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반품이나 수선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옴니채널 전략은 쇼핑을 매우 유연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네 번째는 경험 요소 때문입니다. 쇼핑은 무엇을 ‘구매한다’ 외에도 ‘입어본다’ ‘만져 본다’ ‘나와 어울리는지 확인한다’와 같은 경험적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트스트롬 로컬매장에서는 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받거나 편안한 쇼핑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 매장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매장에서는 엄선된 상품군에만 집중합니다. 양이 아닌 질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쇼핑이 덜 부담스럽고 더 즐거워집니다. 


다섯 번째는 공간 및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대형 백화점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부대시설을 필요로 합니다. 도심에 위치한다면 땅값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로컬 매장은 유지관리할 공간과 상품수가 줄어듭니다. 많은 상품수를 진열하지 못하더라도 온라인몰과 연계해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매장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식재료(grocery)와 레스토랑(restaurant)을 결합한 공간

식료품점은 쇼핑과 식사의 두 가지 장점을 결합한 그로서란트(Grocerant)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로서란트는 식재료(grocery)와 레스토랑(restaurant)을 결합한 단어로 내가 매장에서 선택한 식재료가 즉석에서 음식으로 조리되어서 맛볼 수 있는 곳을 말합니다.


그로서란트는 온라인 쇼핑 채널과 치열한 경쟁으로 매출이 줄고 있는 대형매장들이 새로운 출구전략으로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로서란트 마켓으로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어번델리(Urban Deli), 영국 런던의 데일스포드 오가닉(Daylesford Organic), 미국 뉴욕의 일 부코 엘리멘트리(II Buco Alimentari) 등이 있고, 국내에서는 갤러리아 백화점이 '고메이 494'를, 신세계백화점이 ‘베키아에 누보(대구)’를, 현대백화점이 '이탈리(판교)'를, 롯데백화점이 'PECK(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로서란트의 핵심은 편리함과 신선함입니다. 한 곳에서 식료품 쇼핑과 맛있는 식사를 모두 해결할 수 있고, 매장에서 구입한 식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신선함이 보장됩니다. 그로서란트에서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 외에도 다양한 경험이 제공됩니다. 요리 시연이나 와인 시음회 등을 통해 새로운 음식이나 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로서란트가 일반 대중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가성비를 갖춰야 하지만, 트렌드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내가 선택한 식재료를 밀키트로 만들어주거나, 테마와 접목한 다이닝 세트를 제안을 해주거나, 현지 요리사(셰프)와 협업한 상품을 제안해 준다면 구매가치는 충분합니다. 주요 목표고객은 간단한 식사가 필요한 사람이나, 새로운 맛을 찾는 사람들, 여유로운 식사 경험을 즐기려는 사람들입니다.


설치와 수리를 지원해 주는 긱스쿼드(GeekSquad)

집이나 사무실에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제품이 몇 개나 되시나요? 빠른 기술발전으로 하나의 제품에 적응되기 무섭게 새로운 제품이 출시됩니다. 그리고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의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 베스트바이의 긱스쿼드(GeekSquad)입니다. 베스트바이를 통해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설치와 수리 등을 지원해 주는 버티컬 서비스입니다.


베스트바이가 긱스쿼드와 같은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맞춤형 솔루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기술이나 사용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제품 사용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가정해 놓고 천편일률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객이 소유하고 있는 유형에 맞게 전문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베스트바이에서 구매해야 하는 이유가 생깁니다. 고객들은 긱스쿼드를 통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사용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홈 기기부터 홈시어터까지, 긱스쿼드는 가정과 사무실 내 상담과 설치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맞춤형 기술 경험을 제공합니다. 전문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네트워크 설정부터 사이버 보안, IT 지원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는 서비스 제공이 매뉴얼 중심의 수직적 방식에서 상황에 맞춘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chapter 2. 피지털(Phygital) 리테일 강화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고객경험

피지털(Phygital) 리테일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을 말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매장 내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를 할 수도 있고, 인공지능이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AR과 VR 기술을 통해 상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오프라인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고객경험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보다 개인화되고 매력적인 쇼핑경험을 통해 판매기회를 증가시키고 고객충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고객선호도와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보다 타기팅 된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피지털을 활용하는 기업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는 ‘자라 AR’를 통해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서비스를 제공해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자라 AR 앱을 실행한 뒤 매장 내 주요 장소를 비추면 신상품을 입은 모델이 등장해 7~12초 동안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매장 안을 걸어 다닙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모델이 착용한 옷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모델 옆에 서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다. 옷이 마음에 든다면 버튼을 눌러 그 옷을 주문할 수 있고 며칠 뒤 집으로 배송을 해줍니다.


버버리는 인터랙티브 매장으로 피지털을 접근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고객이 옷을 들고 거울로 다가가면 거울이 살아 움직입니다. 트렌치코트를 들고 있으면 거울이 다양한 색상으로 연출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패션쇼에 등장한 코트의 동영상을 표시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를 통해 고객은 자신의 선택을 더 잘 시각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 거울은 제품 정보 외에도 버버리 세계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합니다. 런웨이 쇼,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 디자이너 인터뷰 등 패션 콘텐츠를 보여줍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고객은 버버리 브랜드와 버버리의 풍부한 역사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스마트 거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계의 간극을 좁히고, 기술에 능숙한 럭셔리 쇼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피지털(물리적 + 디지털) 경험을 제공합니다.


피지털을 위해서 필요한 기술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피지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스크린 기술, 센서기술, 홀로그램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스크린 기술은 상품 이미지나 동영상을 고화질로 재생하고 고객들에게 시각적으로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센서기술은 고객의 동작을 감지하여, 제품에 손을 대거나 가까이 갔을 때 해당 제품의 상세 정보를 화면에 표시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추천하는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홀로그램 기술은 3D 이미지를 생성하여 고객들에게 현실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이런 것들을 위해 기업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인공지능은 고객의 취향과 선호도를 파악하여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주기 위한 것이고,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고객이 가상의 공간에서 상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매장 내 상품의 재고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관리하는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chapter 3. 오프라인 공간에서 브랜딩 하는 기업들

공간에 브랜드를 담다

공간을 브랜딩 활동에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젠틀몬스터입니다. 2014년 큰 인기를 얻었던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인 천송이가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쓰고 나오면서 국내는 물론 중화권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이후 드라마 PPL 등으로 단기간에 소비자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지속성을 가지지 어렵다고 판단하고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게 됩니다. 논현동에서 시작한 쇼룸은 청담동과 홍대로 확장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젠틀몬스터가 공간 브랜딩의 대표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는 판매하고 상품(안경 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초현실적인 예술작품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젠몬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북촌(서울)에서는 오래된 목욕탕을 개조해 ‘BATH HOUSE’라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켰고, 홍대 쇼룸에서는 매월 다른 테마의 예술공간을 선보였습니다. 25일마다 매장 디스플레이 콘셉트를 바꾸는 '퀀텀 프로젝트’는 2년 5개월 동안 무려 26번의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공간 브랜딩을 당장의 매출보다는 고객의 시간을 확보하는데 집중한 것입니다.


왜 공간에 주목하고 있는가?

매일매일 수도 없이 많은 제품과 브랜드들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다르다'라고 이야기해도 소비자들은 관심조차 주지 않습니다. 광고를 집행하고 1+1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기업들은 한 공간에서 브랜드 탄생 스토리와 변천과정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경험과 한정판 제품 등을 통해 포괄적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공간에서 오롯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인지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브랜드 홍보효과와 이미지를 향상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최대의 가치를 나타내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과거에 오프라인 매장이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공간에 불과했다면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 경험을 종합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입니다.


브랜드 공간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오프라인을 과거와 같이 판매장소로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 정체성과 가치를 반영해야 합니다. 브랜드의 색상, 로고, 디자인 요소 등을 공간에 포함시켜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공간을 보고 브랜드를 인식하게 됩니다.


고객의 지갑이 아닌 시간을 잡기 위해서는 고객경험이 필요합니다. 고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편리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합니다. 고객경험 과정에서 고객들이 원활하게 이동하고 탐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간 내의 시각적인 흐름과 감각적인 조화를 고려하여 공간을 조성해야 합니다.


브랜드 공간은 마케팅 및 홍보에도 활용되어야 합니다. 공간 내에서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개최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간의 이미지를 홍보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공간의 지속적으로 관리도 필요합니다. 공간의 청결 유지, 시설의 정기적인 점검 및 유지보수, 고객들의 피드백에 대한 대응 등을 통해 공간의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야 합니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모델, 취향과 경험을 판매합니다.

도서 <취향과 경험을 판매합니다>를 저자 강의, 책(택배 배송), 강의교안 3종 세트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어는 도서출판 책길에서 운영하는 이러닝 클래스 서비스입니다.

로컬, 피지털,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는 리테일 비즈니스, (이미지 제작 D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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