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크리에이터들은 산업이 될 수 있는가?
'강력한 개인의 시대! 크리에이터는 산업이 될 수 있을까?'의 내용은 도서 <취향과 경험을 판매합니다> <커머스의 미래, 로컬>의 본문 내용이 인용되어 구성되었습니다.
혼자 또는 소규모로 일하는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있었지만, 그 모습은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대표적인 모델이 자영업이었다면, 지금은 1인 크리에이터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데요.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요?
과거에는 돈을 벌기 위해선 식당의 음식이나 가게의 물건처럼 눈에 보이는 상품, 혹은 손에 잡히는 기술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개인의 생각이나 경험 같은 보이지 않는 가치는 비즈니스로 연결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자영업이 소규모 창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플랫폼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나 스토리, 즉 무형의 콘텐츠를 세상에 선보이고, 그것을 좋아해 주는 팬들을 통해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브랜드가 곧 자산이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식당이나 카페 같은 자영업이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것입니다. 이제는 한 사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그 자체로 훌륭한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가 우리 앞에 펼쳐진 것입니다.
자영업의 대안으로 크리에이터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두 방식은 출발점부터 성장 공식까지, 그 본질이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최근 동네 가게 사장님이 유명 유튜버가 되는 등 경계가 허물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둘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자산의 형태에 있습니다. 자영업이 음식이나 상품처럼 눈에 보이는 유형의 자산을 다룬다면, 크리에이터는 콘텐츠나 개인의 영향력 같은 무형의 자산을 다룹니다. 이런 차이가 많은 것을 결정하는 요인인데요. 활동 무대는 자연스레 지역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국경 없는 온라인으로 확장되고, 고객 역시 상품을 거래하는 '손님'에서 창작자를 응원하는 '팬덤'으로 그 성격이 바뀝니다. 성장 방식 또한 2호점을 내야 하는 물리적 성장에서, 콘텐츠 하나로 폭발하는 비선형적 성장으로 달라집니다.
이러한 차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라는 하나의 공간을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같은 플랫폼에 있더라도, 판매자가 '무엇을, 어떻게 파는가'에 따라 정체성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약 다른 곳의 상품을 가져와 판매에 집중한다면, 그는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긴 '자영업자'에 가깝습니다. 핵심 자산은 여전히 상품 그 자체이며, 고객과의 관계도 거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죠. 반면 자신의 캐릭터나 디자인으로 상품을 만든다면, 그는 자신의 스토리를 파는 '크리에이터'입니다. 고객은 상품이 아닌 그의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납니다.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이 둘을 결합한 판매자들입니다. 평범한 상품을 팔더라도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전문성을 나누고 신뢰를 쌓으며, 자영업과 크리에이터의 경계를 허물어 자신만의 강력한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자영업자가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하고, 모든 크리에이터가 자영업을 겸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 원칙은 '강점 강화'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하지 않을지'에 대한 의사결정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성공 공식이 등장했다고 해서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 맛이 없는 식당의 근본적인 문제는 '맛'이지, 인스타그램 채널의 부재가 아닙니다. 이런 식당에 유튜브를 해야 매출이 오른다고 조언하는 것은 본질을 완전히 벗어난 처방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뚜렷한 캐릭터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없는 사람에게 무작정 SNS 활동을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것 역시 아무런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자영업이든 1인 크리에이터든, 그 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비즈니스의 출발점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 즉 '본질'입니다. 자영업자에게는 맛있는 음식과 좋은 품질의 상품이, 크리에이터에게는 유익하거나 재미있는 콘텐츠와 독창적인 세계관이 바로 그 본질에 해당합니다.
온라인 마케팅이나 새로운 플랫폼은 이 본질이 단단할 때 비로소 강력한 날개가 되어주는 도구일 뿐, 본질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떤 새로운 것을 할까?'가 아니라,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인가?'가 되어야 합니다.
어도비(Adobe)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는 1,7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0%가 넘는다는 통계가 제시된 적이 있습니다. 이 숫자는 크리에이터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정의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 '크리에이터'는 수익화 여부와 관계없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모든 사람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이는 안정적인 경제 주체와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크리에이터 경제를 지배하는 근본적인 원리는 정규분포가 아닌 '멱법칙(Power Law)' 분포입니다. 이는 극소수의 최상위 그룹이 전체 보상의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대다수는 미미한 수익에 머무는 '승자 독식' 구조를 의미합니다.
데이터는 이러한 현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2년 대한민국 최상위 30개 유튜브 채널의 평균 추정 연소득은 약 23억 원에 달하며 , 일부는 29억 원을 넘어서기도 합니다. 이는 분명 '강력한 개인'의 등장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는 극소수의 예외일 뿐, 대다수의 현실은 다릅니다. 국내 크리에이터의 월평균 소득은 157만 4천 원에 불과하며, 소득 편차는 1천 원대에서 수천만 원대까지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유튜브 통계 조사는 이러한 격차를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독자 1만 명 미만 채널의 연평균 플랫폼 광고 수익은 126만 6천 원인 반면, 10만 명 이상 채널은 3,376만 원으로 26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수입을 얻기까지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수익이 발생한 유튜버 중 55%는 채널 개설 후 첫 수익을 얻기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크리에이터 모델이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크리에이터를 독립적인 사업가로 보기도 하지만, 그 실상은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디지털 소작농'에 더 가깝습니다. 이들의 생존이 전적으로 플랫폼의 정책과 알고리즘에 달려 있기 때문이죠.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조금만 바뀌어도 조회수와 수입은 하루아침에 급감할 수 있는데, 이는 크리에이터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에 의해 언제든 생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수익을 제한하거나 검열하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튜브의 '노란딱지'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불투명한 AI의 기준으로 콘텐츠에 광고가 제한되면 주 수입원이 즉시 끊기지만, 명확한 설명이나 제대로 된 구제 절차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상 플랫폼이 크리에이터의 생계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권력의 불균형은 웹툰 산업을 들여다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2차 저작권이나 수익 배분, 과도한 작업량 등 불공정한 계약 조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웹툰계약동행센터' 같은 법률 지원 기구까지 만드는 것은, 이 문제가 개인의 협상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강력한 개인'이라는 말과는 달리, 크리에이터 경제의 현실적인 영향력은 아직 크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AI를 활용해 창작 활동을 하고 있지만, 국가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고, 기존 산업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입니다.
'강력한 개인'이라는 서사의 가장 끝에는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1인 유니콘'이라는 새로운 신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10억 명의 사용자를 가진 텔레그램이 불과 30~50명 정도의 인원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은,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어떻게 압축하고 대체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은 AI를 통해 단 한 명이 1조 원 가치의 기업을 만드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이 비전의 핵심은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코딩,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과거에는 여러 전문 팀이 필요했던 핵심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가상 직원 또는 AI 동업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같은 AI가 개발 속도를 높이고, 제프퍼(Jasper) 같은 AI가 마케팅 문구를 만들며, 수많은 챗봇이 24시간 고객 응대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창업의 문턱은 극적으로 낮아지고, 개인의 역량은 전례 없이 증폭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1인 유니콘' 모델은 크리에이터 경제의 '승자 독식' 구조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문제를 더욱 극단으로 밀어 올립니다. 첫 번째 이유는 텔레그램이나 초창기 인스타그램 같은 성공 사례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공식이 아닙니다. 시대적 배경과 기술적 특수성이 맞아떨어진 극소수의 예외일 뿐이며, AI 기술만으로는 시장의 선택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1인' 기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은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혼자 일하는 창업자라 해도, 그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거대 클라우드 인프라와 오픈AI가 제공하는 AI 모델,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협업하는 프리랜서 네트워크에 깊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눈에 보이는 고용 관계에서만 벗어났을 뿐,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여러 플랫폼에 종속되는 새로운 형태의 의존 관계에 놓이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1인 유니콘'은 기술의 힘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매혹적인 이야기이지만, 대다수의 창업가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모델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기술과 자본을 가장 효율적으로 다루는 극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미래를 암시하며, 이는 수많은 디지털 및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마주한 구조적 한계와 정확히 같은 맥락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과 함께 주목받는 또 다른 흐름은 바로 '로컬 기반 창업'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로컬 창업은 단순히 지역의 특산물을 포장해 파는 것을 넘어섭니다. 그 진정한 경쟁력은 바로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경험 콘텐츠를 만드는 데서 나옵니다.
제주도의 '해녀의부엌'이 좋은 예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해녀의 삶을 한 편의 연극처럼 보여주고, 그분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로 차린 식사를 제공하는 '체험형 공연'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전국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춘천의 '감자빵'은 지역 특산물인 감자를 그 모양 그대로 재현한 독창적인 콘텐츠로 재탄생시켜 전국적인 명물이 되었고, 관광지는 아니었던 칠곡군의 '므므흐스'는 독특한 브랜딩과 기획력으로 사람들을 일부러 찾아오게 만드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 모두 지역의 자원을 독창적인 이야기와 엮어, 방문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물하며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전통적인 자영업자와는 다른 질문에서 사업을 시작합니다. '무엇을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죠. 지역의 스토리를 체험이나 공연과 결합해 고객이 그곳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만드는 것. 바로 이것이 그들만의 차별점입니다.
나아가 이들은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합니다. 지역에서 겪은 특별한 경험이 SNS를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로컬 굿즈는 더 많은 사람들을 그 지역으로 불러 모읍니다. 이들은 '지역에서 시작하지만, 로컬을 넘어선다'는 새로운 성공 공식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크리에이터와 로컬 창업의 등장은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의미할까요? 아직은 조심스럽게 봐야 할 지점이 많습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 이면에는, 성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승자독식'의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관점은 '자영업의 시대는 끝났으니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식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자영업과 새로운 크리에이터 모델은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의 강점을 배우고 약점을 보완하며 함께 성장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SNS를 통해 지역의 매력을 전국에 알리고, 디지털 크리에이터는 팝업 스토어를 열어 팬들과 직접 만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가게를 지켜온 자영업자들 역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등, 모두가 적극적으로 경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결국 크리에이터 모델의 진정한 잠재력은 기존 산업과의 단절이 아닌 '융합'에 있습니다. 미래의 창업은 로컬과 디지털, 그리고 전통적인 자영업이 서로 교차하고 결합하는 지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이 어우러지며 만드는 시너지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진정한 변화의 모습입니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안정적인 직장을 최고의 선택지로 여깁니다. 충분한 보상과 정년이 보장된다면, 창업이라는 험난한 길보다 직장이 더 안전하고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이제 완벽하게 안전한 직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희미해졌고, 언제든 나를 증명해야 하는 성과 중심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더욱 근본적인 변화는 길어진 우리의 삶입니다. 설령 정년이 보장된다 해도 60세 전후에 퇴직하면, 그 이후로도 20년에서 30년에 달하는 긴 시간이 남습니다. 이 긴 세월을 단순히 과거의 경력에 기대어 살아가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결국 창업은 더 이상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작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 차원의 사회 안전망이 튼튼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금, 의료, 복지 시스템이 나의 노후를 온전히 책임져 줄 것이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개인 차원에서 삶의 두 번째, 세 번째 경로를 준비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창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탱하기 위한 가장 능동적인 대안으로써 의미를 갖습니다.
따라서 창업을 '낭만적인 도전'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나의 자원과 역량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생애 주기에 맞는 현실적인 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창업은 감당 못 할 위험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막연한 불안이 아닌 구체적인 가능성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과감하게 리스크를 감수하고 글로벌 브랜드를 꿈꿀 수도 있고, 작지만 단단하게 지역의 상징을 만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모델이 나의 자원과 성향, 목표에 적합한가’라는 정직한 자기 평가입니다.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창업가 역시 하나의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제 순수한 오프라인 모델도, 순수한 온라인 모델도 저마다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멋진 가게를 열었다면, 단순히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그 공간의 이야기를 디지털 세상으로 퍼뜨릴 강력한 엔진을 장착해야 합니다. 반대로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디지털 크리에이터라면, 화면 속 숫자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팝업 스토어나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고 연결되는 새로운 방식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합니다.
결국 오늘날 성공하는 기업가들은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람들입니다. 로컬의 고유한 정체성을 디지털로 확산시키고, 온라인의 팬덤을 오프라인의 경험으로 확장하며, 때로는 전통적인 자영업의 운영 노하우까지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예측 불가능한 시장의 위험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남들보다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지금은 유연성이 곧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나의 강점을 어디에서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무엇과 결합할 것인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미래는 정해진 답안지를 찾아내는 시험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과 자원을 조합해 최적의 해법을 설계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비즈니스는 단순히 ‘얼마나 효율적인가’의 싸움을 넘어,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과 이야기를 설계할 수 있는가’에 의해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 전통적인 자영업은 더 이상 값싼 가격과 빠른 회전율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비용 효율화는 기본이되, 특정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깊이 있는 전문성을 통해 자신만의 틈새를 만들어야 합니다.
디지털 크리에이터 역시 조회 수나 팔로워 숫자에만 매달려서는 지속 가능한 기반을 다질 수 없습니다. 유료 구독, 자체 브랜드 상품, 오프라인 모임처럼 팬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로컬 크리에이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역 자원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을 넘어, 체험, 관광,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하여 그곳에서만 가능한 고유한 가치를 제공해야만 본질을 지키면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던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경험과 이야기를 제공할 것인가?”입니다. 경험과 스토리는 소비자에게 잊지 못할 차별점을 만들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기꺼이 지갑을 여는 충성 고객을 만듭니다. 따라서 미래의 창업가는 단순히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러이자 끈끈한 관계를 만드는 커뮤니티 빌더, 그리고 흩어져 있는 기회를 연결하는 정책·제도 활용 전문가로서의 역량까지 갖춰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