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파타고니아'와 '프라이탁(FREITAG)'
MZ세대 중심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배달음식 줄이기, 텀블러 사용하기, 분리수거 철저히 하기,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 공공 자전거 타기 등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소비활동에서도 가치관과 신념에 맞는 상품구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가치에 반응하고 기업은 이런 소비에 주목하면서 가치 소비 시장이 선순환하며 커지고 있습니다. ‘착해야 산다(buy)’는 말은 소비자 구매행동이지만, 기업에게는 생존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각광받지 못했던 친환경 의류와 식품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케링그룹은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그동안 가죽이나 모피는 동물학대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함께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주목돼왔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더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패션브랜들은 모피나 가죽 대신 비건 소재에 주목하는가 하면 버려진 폐기물과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원료로 가방과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식품 시장에서는 비건(Vegan)이 큰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동물성 재료를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시장은 그동안 틈새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물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를 겪으면서 환경문제를 자신의 일로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제로 웨이스트, 녹색 소비와 더불어 육식을 위한 도축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비건(Vegan)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은 그동안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착한기업으로 손꼽히던 탐스슈즈(TOMS shoes)가 대표적입니다. 탐스슈즈는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자선을 이용한 명분 마케팅이 판매 전략일 뿐 실제로 개도국 사람들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지역 산업 기반에 해가 된다고 비정부기구(NGO)들은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의료, 교육, 식량, 일자리와 같은 훨씬 절실한 문제보다는 진정성 없는 상술로 어린이들을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기부받은 신발을 재판매하는 사례도 증가하면서 지역내 영세 신발업자가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탐스슈즈는 이러한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신발외에 다른 제품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안경을 판매하면서는 처방 안경과 치료를 무료로 제공했고, 가방을 판매하면서는 안전한 출산을 위한 소품과 출산보조원 교육 서비스를, 커피를 판매하면서는 깨끗한 물 일주일치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경쟁에서 이길 혁신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부와 같은 자선은 그 자체로 기업의 핵심역량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선한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잠시 효과를 가져올뿐 프리미엄은 머지 않아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본원적 요소인 기능, 품질, 디자인과 같은 혁신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해졌을 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기 전에 제품과 운영방식에 대한 혁신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탐스슈즈는 경영의 한계에 부딪치자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의 지분을 투자회사에 넘기면서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높은 강연료를 받고 외부 강의를 다니면서 회사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중요시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업이 지분을 처분하고 대표가 외부에 강의를 다니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기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기업은 높은 신뢰성과 도덕성을 필요로 합니다. 대표를 포함해서 구성원 전체가 사회적책임경영(CSR)의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기업은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되어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파타고니아'를 꼽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사명(Mission Statement)은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입니다.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의 사명치고는 매우 거창해보입니다. 환경과 사회를 생각해서 '착한기업'이 되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구호만 외치거나 일회성 캠페인으로 끝나는 경우를 그동안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의구심이 드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이 그럴싸한 구호나 일회성 캠페인에 머무는 것과 달리 파타고니아는 '환경보호'에 진심입니다. 원단의 생산과 제품 입고 단계까지 생기는 오염과 쓰레기는 물론이고, 사용되는 에너지까지 기록된 보고서를 웹사이트를 통해 매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의류 생산과 가공, 유통 과정에서의 환경지수를 측정해서 발표하는 '지속가능한 의류연합'과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기업들의 모임인 '지구를 위한 1%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파타고니아가 처음부터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의 중심에 놓았던 것은 아닙니다. 파나고니아는 1973년에 설립되었지만 약 20년 가까이 의류산업이 얼마나 환경에 피해를 입히는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파타고니아가 '지속가능성'을 넘어 '되살림'으로 발전해온 것은 지난 40여 년 동안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 창업자인 이본 취나드는 암벽등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정평이 나 있던 요세미티의 새로운 루트를 여러 개 개척하기도 했고, 암벽등반 시 바위 틈새에 박아 중간 확보물로 쓰는 금속못인 강철 피톤을 보급하는 데 결정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등산상식 사전에 따르면 “1957년부터 10년 동안 장비 개발의 귀재라고 불리는 이본 취나드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피톤의 여러 모델들을 제작하여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 보급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본 취나드가 만든 강철 피톤은 연철 피톤과 달리 단단하고 강했으며 여러 번 쓸수도 있었습니다. 암벽 동반인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고 자신이 직접 사용할 물건이었기 때문에 최고의 품질을 지향한다는 정신을 담은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앞장서서 보급했던 강철 피톤이 요세미티 암벽을 훼손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암벽을 오를 때 많게는 수백개의 피톤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암벽 등반 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앞서 오르는 선등자가 피톤을 설치하면서 올라가고, 후등자는 이를 회수하면서 뒤따르게 됩니다. 이때 피톤의 머리 부분을 좌우로 때로 느슨하게 만든 후 빼내야 하기 때문에 암벽이 훼손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본 취나드는 자연을 사랑했지만 스스로 자연을 훼손시킨 장본인이 된 것입니다.
이본 취나드가 만든 회사의 장비 매출 중 70%가 강철 피톤에서 나오고 있었던 상황에서 환경/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됩니다. 이에 이본 취나드는 강철 피톤을 대체할 장비를 찾게 되고, 당시 일부 등반가 등이 사용하고 있던 알루미늄 쐐기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알루미늄 쐐기는 해머가 필요없고 간단하게 분리할 수 있어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료의 성격상 암벽등반가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본 취나다는 알루미늄 쐐기를 개선하여 다양한 틈에 맞는 튼튼하고 편리한 쐐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본 취나드와 톰 프로스트가 고안한 육각기둥 모양의 쐐기는 1976년 미국 특허로 등록되었으며, 지금도 헥센트릭스(Hesentrics)라는제품명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본 취나드는 암벽등반가, 자연주의자, 환경운동가, 파타고니아 창업자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가장 큰 업적은 그의 철학입니다. 1972년 당시만 해도 어떠한 사람들도 강철 피톤 생산을 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문제성을 인식하고 진지하게 성찰하는 정신을 남겼습니다. 과감하게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낸 것입니다. 환경/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가치가 충돌할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향후 파타고니아의 철학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파타고니아는 환경 분야에 대한 사회공헌 강화,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파괴 최소화, 비즈니스를 통한 새로운 환경 사회적 가치 창출 단계를 밟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비즈니스가 환경을 얼마나 훼손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사회공헌을 강화해온 것이고, 이후 철저한 자기 반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과정에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해온 것입니다. 이제는 환경사회적 가치의 훼손을 줄이는 것을 넘어서 비즈니스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파타고니아에서 운영하는 파타고니아 프로비전(Patagonia Provisions)이라는 식품회사입니다.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에서는 컨자(Kernza)라는 다년생 밀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컨자는 살충제 없이도 잘 자라고 뿌리를 통해 영양분과 물을 신속하게 흡수하는 실용적인 식물입니다. 컨자는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격리하며 생육에 필요한 물의 양이 적고 밭갈이를 자주 할 필요가 없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작물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컨자 재배에 돌입했고 컨자를 활용한 식품의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포틀랜드의 맥주회사와 미국 유기농 마트 체인 홀푸드, 대형 시리얼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맥주 생산은 부차적인 목적이고, 기후변화를 막는 것이 근본적인 목적입니다. 비즈니스 활동에서 소모한 양보다 많은 것을 지구에 돌려주고, 농업과 식량 유통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의미'를 소비합니다. 화장품 업계가 플라스틱 대체품으로 포장을 바꾸고 있고, 패션 업계가 가죽이나 모피를 사용하지 않고, 식품 업계가 채식이나 대체육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모두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들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는 고차원적인 목적과 의미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파타고니아에서 보는 것처럼 기업이 사회적책임을 다하면 소비자들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팬이 됩니다.
기업의 본질은 이윤창출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기업의 진정성을 판단하여 어디에 자신들의 지갑을 열어야 할지를 알고 있습니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MZ세대는 자신의 '착한소비' '가치소비'를 SNS에 자랑스럽게 공유합니다. '의미'를 소비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파타고니아와 함께 언급되는 기업으로 프라이탁(FREITAG)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프라이탁 형제의 이름을 딴 '프라이탁'은 스위스를 넘어 전 세계 트렌드를 리드하는 브랜드입니다.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만든 가방, 거칠고 낡은 질감을 자랑하는 프라이탁 가방은 '업사이클링’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자랑거리가 됩니다. 모두가 프라이탁의 가방을 좋아할 수는 없지만 한 번 본 사람은 결코 잊을 수 없을 만큼의 강력한 임팩트를 지닌 제품입니다.
프라이탁의 공정은 복잡합니다. 트럭에서 방수천을 떼어내는 것부터 색깔 별로 조각을 내고, 세척하고, 재단하는 것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합니다. 수많은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다보니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가방이 되고, 이런 이유로 가방 하나에 수십만원이 넘습니다. 소비자들은 프라이탁의 이러한 가치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방 본연의 기능인 실용성도 담고 있습니다. 방수가 되는 소재로 제작되는 것은 물론 방수천 자체가 타폴린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견고성도 뛰어납니다. 10년 이상을 사용해도 찢어지거나 물이 샐 염려가 적습니다. 브랜드 홍보 영상을 보면 군더더기와 미사여구가 없습니다. 제품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려고 하지 않고 가방 이곳저곳을 흝으며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입니다.
5년 이상 사용된 트럭의 방수천 스토리,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가방의 희소성, 그리고 소비자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프라이탁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핫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기업에게 요구되는 키워드는 '진정성' '다양성' '투명성'입니다. 소비의 주축이 된 MZ세대는 업에 대한 철학이 있고, 사회 문제에 적극적인 브랜드를 선호합니다. 파타고니아와 프라이탁이 MZ세대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그럴듯한 구호나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천하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에 '돈쭐'을 내줄 만큼 기업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파는 것은 립스틱이 아닙니다. 우린 꿈을 팔죠.” 매니큐어를 개발하고 화장품 기업 레블론(Revlon)을 설립한 찰스 레브슨(Charles Revson)이 한 말입니다. 오늘날 많은 화장품 브랜들들은 찰스 레브슨의 이야기를 따르고 있습니다. 꿈을 판매하기 위해 매장과 제품을 화려하게 꾸밉니다. 근사한 디자인의 케이스에 소량의 화장품을 담아 놓고,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화장품을 포장합니다. 제조 원가보다 마케팅과 유통비용에 더 많은 돈이 지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조금 다른 화장품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 곳의 매장은 마치 과일가게 같습니다. 입욕제나 비누, 마사지바, 팩 같은 제품들을 포장 없이 날것 그대로 진열해 놓았습니다. 꺼끌꺼끌한 비누가 덩어리째 매대 위에 올려져 있고, 구매하려고 하면 원하는 양만큼 덩어리로 잘라서 재활용 종이에 둘둘 말아 줍니다. 액체 화장품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주지만, 이중 삼중의 포장 없이 그냥 용기째 판매합니다.
이곳은 바로 영국의 화장품 업체 러쉬입니다.러쉬는 자사의 모든 제품에 천연 원료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사용된 천연 원료를 소비자들이 뚜렷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제품의 향, 제품의 색깔과 제품명 등에 원료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했고 원료의 일부가 제품 사용 중 자연스럽게 확인될 수 있도록 제품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매장도 전통 시장 내 과일 가게나 식료품 가게의 느낌이 나도록 비누 제품을 칼로 잘라 종이에 싸서 판매하는 등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러쉬 공동 창업자인 마크 콘스탄틴(Mark Constantine)은 “일부러 향이 좋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포장재로 꽁꽁 싸매 놓으면 고객이 이 냄새를 맡아보기 어렵잖아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러쉬는 일반적인 화장품 구매와는 다른 느낌을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공장에서 화학적 원료로 기계가 찍어낸 공산품의 느낌보다 농부가 직접 짜낸 우유를 정성스럽게 끓여 만든 치즈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천연 재료로 만든 신선한 화장품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제품의 원료도 표시하는데, 말린 살구와 건포도·해조류·곡물 등이 그대로 제품 안에 들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품 모양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품을 설명하는 글자들도 모두 손글씨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면서 러쉬 제품은 그 어느 제품보다 자연 친화적이라는 콘셉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러쉬를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면 '진정성'입니다. 러쉬는 동물과 환경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브랜드 신념을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실천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담은 제품을 통해 고객이 윤리소비에 동참하도록 돕고, 적극적인 캠페인 활동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SNS를 중단한 것입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SNS 채널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그럼에도 러쉬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왓츠앱·틱톡이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역기능인 사이버 괴롭힘·가짜 뉴스 등이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러쉬가 지향하는 진정한 휴식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넷과 SNS의 급격한 발달로 모든 정보가 쉽고 빠르게 공유되는 소셜 네트워크의 전성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똑똑해진 대중과 소비자는 더 이상 진정성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홍보나 마케팅에 쉽게 속지 않습니다. 이제 반짝거리는 이미지나 현란한 메시지보다는 진심이 담긴 모습,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진정성으로 다가갈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