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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을 놀이로, 서비스를 새롭게 정의한 '야놀자'

스테이케이션= 머무르다(Stay) + 휴가(Vacation)

'주의력'을 활용한 비즈니스모델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 등은 지금까지 사람들의 ‘주의력’을 활용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제주 호텔’이라고 검색하면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와 같은 중개사이트가 노출됩니다. 호텔을 예약하기 위해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더니 호텔이 아닌 중개사이트가 노출되는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호텔을 하나 하나 찾아보는 것보다는 부킹닷컴과 익스피티아 등을 이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에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는 호텔을 직접 운영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호텔과 호텔을 이용하려는 사람을 연결해주기만 하고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정보에 압도되지 않도록 카테고리를 단순화시키고, 사용편리성을 높이는 등의 편리성을 제공합니다. 사이트에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가기도 하지만, 사이트 방문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으로 정보를 제공해서 선택가능성을 높여주는게 이들의 역할입니다.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에서 결제하는 금액에는 호텔의 서비스 비용과 중개수수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중개사이트들은 12% 내외의 수수료를 갖고 갑니다. 12%의 수수료에서 인건비, 광고비, 사이트 유지비, PG(결제대행)사 수수료 등의 비용을 쓴 후 수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폭리를 취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개사이트들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익스피디아에서 결제한 시점과 호텔에게 비용을 지급해주는 시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60일 정도 소요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익스피디아는 금융수수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들에게 비씨카드로 결제할 경우 일반카드에 비해 통상 8% 정도의 할인을 적용해줍니다. 비씨카드를 소유한 고객이라면 일반카드보다는 비씨카드로 결제하기 마련이죠. 이때도 익스피디아는 비씨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1.5%를 수수료로 받아 갑니다.


익스피디아와 같은 중개서비스의 수익모델을 들여다보면 숙박을 제공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주의력을 사로잡는 일의 가치가 크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만 돌아보면 이런 비즈니스는 매우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구글의 검색광고는 사람들의 주의력을 통제해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모델을 양지로 이끌어 낸 '야놀자'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와 같은 숙박 중개 비즈니스는 한 동안 업계의 표준처럼 느껴졌습니다. 해외서비스이지만 국내에서도 많은 사용자가 있었고,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이들을 뛰어넘을 만한 기업은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05년도에 모텔을 소개하고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인 ‘야놀자’가 등장합니다. 야놀자의 시작점은 모텔이었습니다. ‘모텔’하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어두컴컴한 등불, 청결이 의심되는 침대와 시트, 벽지에 깊이 배어 있는 듯한 담배 냄새 등이 떠오릅니다. 모텔은 대한민국 숙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표성을 가진 숙박시설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사업초기 ‘가장 큰 경쟁자는 부정적인 대중들의 인식’이라고 할 정도로 모텔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습니다.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모델을 양지로 이끌어 낸 곳이 야놀자입니다. 야놀자는 유동고객만을 기다리던 숙박 업체드에게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기 시작합니다. 건물 외관만 보고 모텔을 이용하던 고객들에게 객실 사진과 이용후기를 제공합니다. 동시에 가맹점주들에게 모텔 청결, 리모텔링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공동구매를 통한 물품 공급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갑니다. 이를 통해 업체들은 시설과 서비스 경쟁을 하면서 모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중장년층 위주였던 모텔의 객실 수요는 20~30대까지 확대됩니다. 이제 모텔은 데이트, 영화 감상, 게임, 파티, 스터디 등으로 세분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숙박의 가성비를 따지는 모든 소비자’와 여행, 항공, 공연, 쇼핑 등까지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야놀자의 경우 숙박ㆍ레저ㆍ교통ㆍ맛집 등 여행의 모든 카테고리를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슈퍼앱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인터파크의 여행관련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야놀자는 2011년부터 모텔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리미엄 브랜드인 ‘하운드’ ‘에이치 에비뉴’, 부티크 브랜드 ‘브라운도트’, 스탠다드 브랜드 ‘넘버25’ ‘야자’, 실속형 브랜드 ‘얌’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결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한 프랜차이즈 모텔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픈서베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글로벌 숙박 브랜드인 ‘토요코인’과 ‘이비스’를 제치고 중소형 숙박브랜드 인지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야놀자는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어와 같은 온라인여행플랫폼(OTA)이지만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016년도에 출시한 ‘스마트 프런트’가 대표적입니다. 스마트프런트는 IoT 기술을 활용한 객실운영, 자동화된 예약관리, 효과적인 광고 집행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숙박 플랫폼입니다. 직원 채용, 부동산 정보 조회부터 비품 및 침구 구매까지, 숙박 운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업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를 통해 모텔에서 사람이 수작업으로 운영해야 하는 업무를 대부분 자동화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업주 입장에서 운영 상의 편의성 뿐만 아니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야놀자의 솔루션 사업은 2019년 자동화 솔루션 '와이 플니티'로 이어집니다. 온라인 예약 채널과 자동 연동되는 호텔 셀프인 키오스크는 예약 플랫폼과 연결되지 않는 시스템의 실시간 연동으로 호텔 관리 측의 현장 응대 인력 없이도 운용 가능하도록 개발되었습니다. 야놀자는  ‘여행 그 자체가 되어, 여행 산업이 아닌 IT 솔루션 기업까지 적극적인 개발과 투자로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여행업계가 타격을 입은 것과는 달리 야놀자는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야놀자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술을 기반으로 호텔, 레저시설, 레스토랑 등 여가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왔었습니다. 코로나로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호텔 운영비용을 절감하려는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야놀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숙박을 놀이로, 서비스를 새롭게 정의한 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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